[*] 이지안 에디터 = 톱 가수 임영웅이 연애 흑역사를 털어놨다. 임영웅은 지난 17일 방송된 SBS…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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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GIOAMI KOREA=이은진 기자]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는 블랙핑크 지수에게 드라마 첫 주연작 ‘설강화’는 득보다 실이 많은 모양새다. 지난 30일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설 연휴를 틈타 2회 연속 편성으로 최종회까지 방영을 마무리했다. 작품은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간첩 임수호(정해인 분)와 여대생 은영로(지수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최종회에서는 은영로의 위기를 감지한 임수호가 도망갈 기회를 포기하고 호수여대로 돌아왔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마지막까지 은영로만은 지키고자 임수호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빼돌린 거액을 예치한 스위스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를 자신과 은영로만이 알고 있다는 거짓말로 그녀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때 임수호는 자신의 속마음을 담은 테이프를 은영로에게 건넸고, 은영로는 그와 처음 만난 다방을 찾아 그를 회상했다. 더불어, 독재 군부에 절대 충성하며 여대생들의 목숨까지 이용해 대선 조작을 도모했던 은창수(허준호 분), 남태일(박성웅 분). 안경희(의화룡 분) 등 일당은 수감 신세가 됐다. 또한, 마지막 회에서는 기숙사 시설 관리인 김만동(김종수 분)의 반전도 있었다. 그동안 호수여대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북측에 전달했던 인물이 그였다. 무려 30년간 활동한 고정간첩이었다. ‘설강화’는 첫 주 방영 후 들끓었던 역사 왜곡 논란은 3~5회까지 한 주에 몰아 편성한 뒤 이후 전개를 통해 차츰 벗어날 수 있었으나 작품 자체의 허술한 개연성과 인질극 하나로 비슷한 갈등 구조가 반복되면서 좀처럼 신선한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고, 가장 심각한 문제로 여주인공인 지수의 터무니없는 연기력이 방영 내내 발목을 잡았다. 걸그룹 멤버라고는 하지만 명색이 리드보컬이라는데 제대로 말하는 법도 모르는 듯한 발성이며 대사 처리에 ‘지금은 연기 중’이 그대로 드러나는 연기력이라니. 그런 지수를 두고 실로 오랜만에 ‘발연기’라는 수식어가 연예면 기사 헤드라인에 재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지수는 ‘ㄲ’ 소리가 포함된 단어에서 습관처럼 인두를 쳐 소리를 낸다. 예로, ‘할 거야’, ‘끝까지’, ‘할 때까지’와 같은 단어가 그렇다.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 같은 느낌이 그 때문이다. 감정에 북받쳐 소리라도 지를 때면 민망함은 시청자의 몫이 된다. 부자연스럽게 소리를 내는데 표정 연기가 편하게 될 리 없고 소리는 뭉개져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도 어렵다. 지수는 정해인과의 케미에서도 소위 ‘찰떡’같이 붙진 못했다. 친오빠가 죽은 사건의 가해자 측 대장 격인 남자를 절절하게 사랑한다는 설정 자체도 이해 불가지만, 이럴 때 배우의 역량에 따라 대본에 없는 여러 디테일이 쌓여 개연성이 붙기도 하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대본만이라도 잘 소화해주면 땡큐인 마당에 그를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남녀 사랑 이야기라는데 흡사 정해인의 원톱극을 보는 듯했다. 차라리 같은 처지인 임수호와 강청야(유인나 분)의 로맨스로 가지 그랬냐는 웃지 못할 의견도 간혹 보였다. 무엇보다, 작품 속 주인공은 남녀를 떠나 극이 필요로 하는 무게감을 지녀야 한다. 지수는 실제 95년생이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은 나이인데, 걸그룹 멤버로서는 큰 장점이겠으나 워낙 앳된 얼굴 탓인지 이제 막 고등학교나 다닐까 한 이미지에 울기만 그럴듯한 여주인공이, 그것도 격동의 80년대를 다룬 드라마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리 만무했다. 예쁜 이미지를 영 벗을 수는 없었는지 바로 앞 컷은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불과 몇 걸음 걸었다고 다음 컷이 보송보송 풀메이크업이다. 배우가 만드는 흡입력이라는 게 오로지 연기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극과 상황에 맞춰 외형도 분장도 맞춰가야 시청자의 몰입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시대극일수록 더욱 그렇다. 세 남녀의 우정과 사랑으로 역시 80년대를 조명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여주인공 고혜린 역을 맡은 고현정은 흑화하기 전까지 지극히 수수한 차림에 긴 생머리, 화장도 거의 없다시피 출연했다. ‘모래시계’ 방영 당시 나이가 지수보다 어린 스물다섯이었다. 1월 초 첫 방송이었으니 촬영은 스물넷이었다. 그럼에도 ‘모래시계’ 속 혜린이 어려 보인다거나 예쁘게 보이고자 한다는 인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배우 자체의 아우라와 훌륭한 연기력, 극의 스토리에 철처히 맞춘 스타일의 변화까지 여러 조건이 맞물려 희대의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부족한 지수를 ‘설강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제작사가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고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을 덥석 입은 지수나 소속사 측도 문제가 없지 않다. ‘연기 공부를 왜 주인공으로 하느냐’는 비판은 분명 새겨들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번 ‘설강화’는 흠잡을 데 없던 블랙핑크 지수의 흑역사 오점만 남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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