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메이커…’ 걸그룹 f(x) 출신 배우 설리를 향한 대중들의 냉정한 평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SNS에는 논란이 그칠 날이 없었다. 아슬아슬한 경계를 오가는 게시물에 찬반 양론이 그의 계정을 뜨겁게 달궜고, 대중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설리가 모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설리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림의 날’을 알리는 글을 게재했다. 별다른 코멘트는 없었다.
설리는 그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격적이고 독특한 게시물을 올려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약에 취한 듯한 동영상을 올리거나 상의 속옷을 입지 않은 사진,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영상 등을 올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때마다 비난과 옹호가 엇갈렸고, 그 사이 설리의 인스타그램은 갑론을박의 장으로 변했다. ‘제발 SNS를 끊어달라’는 팬들의 호소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설리는 별다른 코멘트 없이 의미 있는 게시물을 올려 갈채를 받았다. 그의 게시물은 공개 10시간 만에 7만 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두터운 10~20대 팬층을 확보한 인물이라,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행사를 알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설리의 이번 행보는 연예인 입장에선 상당한 용기를 낸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터라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리가 해당 게시물을 공개한 이후 일부 일본팬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일본어로 항의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단 설리 뿐만 아니라 독도 콘서트나 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가수 이승철이 일본 입국 과정에서 4시간이나 억류되고, 입국이 거부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 탓에 일부 연예인들은 몸을 사리거나, 침묵하는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외면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설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서 더 힘들었을 수 있는 결정… 설리의 선한 영향력이 다시 한 번 존중받는 이유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