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이형과 친하다보니… 상황극이었다.”
군 복무부터 성실 납세 그리고 無 스캔들까지… 데뷔 27년 차 방송인의 사생활은 엄격했다. 한때 톱스타 반열에까지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물의라는 단어와는 좀처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대중들의 평가는 찬사와 응원이 아닌 질타와 싸늘한 시선이었다. 방송인 이휘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생활에 대해 엄격한 그가 유독 대중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이휘재는 지난 9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 5년 만에 하차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 성동일에게 보여준 시상식 비매너 진행 등 과거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휘재는 이날 “내가 동일이 형과 친하다 보니 형도 나에게 상황극처럼 그런 표정을 보여줬는데, 그게 (정색처럼 보여서) 논란이 됐다. 동일이 형이랑 내 상황극을 모두들 알겠지 싶었는데 그걸 완전 잘못 생각했다. 완전한 나의 착오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와 함께 “동일이형과 따로 만나 오해를 풀었다”고 덧붙였다.
이휘재의 해명은 지난 2016년 12월 31일 진행된 ‘2016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인해 나왔다.
그는 시상식 당시 두꺼운 패딩 차림으로 앉아 있는 성동일은 발견하고는 “제작진인 줄 알았다” “시상식인데 왜 정장을 입고 오지 않았냐?” 등의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굳어지는 성동일의 표정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성동일은 패딩 안에 슈트를 입고 있었으며, 이를 본 이휘재는 “추워서 입고 계셨구나“라는 멘트를 더했지만, 이미 시상식 분위기는 싸늘해진 뒤였다.
이휘재의 무례한 언행은 당시 주요 포털사이트 주요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이에 이휘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입이 몇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어 너무 죄송하다. 재미있게 해보자했던 저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 불편하셨을 배우분들과 시청자들에게도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당시 성동일측에서 이 사안에 대해 “노코멘트”를 선언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연말 시상식에서이휘재의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려워졌다.
사실 이휘재는 사생활 관리가 엄격한 인물로 꼽힌다. 한 때 톱스타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고, 데뷔 27년 간 방송 활동을 이어오면서 군 문제나 세금, 사생활 문제로 스캔들을 일으킨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비난은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휘재를 향한 비난이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모범(?) 연예인인 이휘재에게 유독 거센 비난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비난의 화살이 가리키는 촉을 살펴 보면 이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이휘재는 스캔들보다 방송에서의 태도와 막말 그리고 무례한 폭로 등으로 논란에 휘말려왔다. 방송 도중 상대방 연예인에게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이는가 하면, 시상식에서의 반말 대답 등이 문제로 거론돼 왔다.
특히 “장윤정이 신인 시절부터 반말을 해왔다.” “나경은은 유재석의 이상형 아니다” “아이유씨 이준기씨랑 사귀는거 아니죠?” “성유리가 전에 만났던 친구와 김제동은 많이 다르다” 등 폭로성 짙은 발언을 공식석상을 통해 내뱉으며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질타가 한 두 번의 오해가 아닌 수 차례에 걸쳐 지속되면서 이휘재의 호감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비난의 개선을 향한 목소리가 지속됐지만, 이휘재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라디오 스타’에서도 “김구라가 이태원에서 썸을 타고 있다”고 폭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이휘재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웃자’’즐겁자’고 얘기한 이휘재의 개그 코드가 대중들의 기호와는 번번이 어긋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휘재는 이같은 스타일의 개그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에게 변화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달라진 대중들은 이휘재를 향해 분명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더이상 타인을 비하하는 식의 개그는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말이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