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역대 최저 시청률이란 오명은 0.1%란 아슬아슬한 차이로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 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로서는 자사 최저 시청률이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조이와 우도환이 호흡을 맞춘 MBC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연출 강인 이동현, 제작 본팩토리)의 시청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저 1.5%에서 마지막 방송까지 2.2%(AGB닐슨 전국 기준)에 그치면서 주연 배우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아이돌 멤버인 조이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MBC 역대 최저 드라마 시청률의 오명은 전적으로 조이가 책임져야 할 과오일까.
‘위대한 유혹자’는 지난 1일 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각자 상처를 안고 뿔뿔이 흩어졌던 시현(우도환), 태희(조이), 수지(문가영), 세주(김민재)가 5년이 흐른 뒤, 모든 게 서툴렀던 스무 살이 아닌 ‘어른‘이 되어 재회하는 모습이 뭉클하게 그려졌다.
이날 마지막 회는 1부 2.4%, 2부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방송분이 기록한 시청률인 1.7%, 1.5%보다 각각 0.7%포인트씩 상승한 수치다.
특히 ‘위대한 유혹자’가 29회 기록한 1.5%의 시청률은 역대 MBC 드라마 가운데 최저 기록이다. 기존까지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20세기 소년소녀’가 가진 1.8% 시청률이 MBC의 역대 최저 기록이었다.
불행 중 다행일까.‘위대한 유혹자’는 0.1% 차이로 역대 지상파 최저 시청률 오명을 벗었다.
시청률 조사가 진행된 1991년 이래 단막극을 제외한 지상파 드라마 최저 시청률은 지난해 방송된 KBS2 ‘맨홀’과 2015년 방송된 SBS ‘심야식당’이 기록한 1.4%다.
이 밖에 2000년 KBS2 ‘바보 같은 사랑‘(1.8%), 2007년 KBS2 ‘사육신‘(1.9%), 2015년 SBS ‘내 마음 반짝반짝‘(2.0%)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저조한 시청률은 주연 배우들 향한 비난에 불을 붙였다. 특히 방송 전부터 문제가 됐던 아이돌 출신 주연 배우 캐스팅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이 때문에 조이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물론 조이와 우도환은 ‘위대한 유혹자’의 저조한 시청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연 배우로서 눈에 띌만한 연기력은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이의 연기력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조이는 지난해 주연을 맡았던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보다는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주연 배우에게 요구되는 연기력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것이 조이가 배우로 출연한 작품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와 ‘위대한 유혹자’ 둘 뿐이다. 특히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이란 책임 있는 자리였다.
또한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던 ‘맨홀’ 역시 아이돌 그룹 출신인 유이가 맡은 작품이란 공통점 때문에 조이를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아쉬운 연기력과 아이돌 멤버들의 특혜 의혹이 맞물리며 이뤄진 일이다.
특히 저조한 시청률에 주연 배우로서 분명한 책임이 있는 상황 속에서 ‘조이는 성장했다’는 보도자료가 나오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조이 탓만을 하기에는 작품이 전체적으로 허술했다는 평가다. 첫 방송부터 뚝뚝 끊기는 연출과 배우들의 외모만 강조한 허술한 스토리에 혹평이 쏟아졌다. 중반부를 넘어서는 섬세한 심리 묘사 없이 남녀 주인공의 이별과 재결합이 반복되며 시청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뻔한 결말과 오락가락하는 대본 그리고 배우들의 아쉬운 연기력이 더해지며 1.5%라는 MBC 최저 시청률의 오명을 합작한 셈이다.
저조한 시청률의 책임을 전적으로 주연 배우들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작품마저 허술했다는 평가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