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딸은 짓밟고 자기 딸만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당신도 방관자다’
도를 넘은 악플은 좀처럼 끊이질 않았다. 이른바 ‘멘탈’이 강한 인물로 알려진 그도 버티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팔로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댓글창을 닫아야 했다.
그리고 두 달 뒤… 같은 일이 데자뷔처럼 반복됐다. 모처럼 올린 근황 사진 때문이었다. 이번엔 각종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창을 통해 그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아버지 조재현의 ‘미투’ 폭로 이후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조혜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본인이 아닌 아버지의 과오에, 조혜정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조혜정은 지난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라는 글과 함께 tvN 수목극 ‘나의 아저씨‘ OST인 손디아(Sondia) ‘어른’ 스트리밍 인증샷을 남겼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기사화되자, 조혜정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관심이 커지면서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MBC ‘PD수첩’에서 자신의 부친인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의 성추문에 대해 다루면서 그를 향한 비난이 폭주했다.
네티즌들은 ‘피디수첩 봤느냐. 아빠 클라스 오지다. 남의 딸은 짓밟고 자기 딸만 소중히 하는 쓰레기다. 인스타 안 닫느냐. 죄인처럼 봉사하면서 네 아빠가 짓밟은 피해자들한테 사죄하면서 살아라’, ‘딸 만한 여자들을 성 노리개로 가지고 놀았으니 애가 욕먹고 모욕당해야 조재현도 인과응보다’, ‘욕한다고 사람들 원망 말고, 욕정에 눈먼 변태 네 아빠를 원망해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결국 자신의 SNS 댓글창을 비공개로 바꿨다.
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과오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 본인에게는 억울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연좌제다’ ‘조혜정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혜정이 써온 커리어와 지금의 활동을 그의 부친인 조재현과 완전히 분리해서 볼 수 있을까.
배우 지망생이던 그는 2015년 방송된 SBS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Onstyle ‘처음이라서’ MBC every1 ‘연금술사’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리고 데뷔 6개월도 안돼 MBC every1 ‘상상고양이’에서 주연을 꿰찼다. 그것도 유승우의 연인 역할이었다.
이 때문에 조혜정을 향한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 특혜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버지의 후광이 없었다면 애초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도, 배우로서의 데뷔도 쉽지 않았을 일이다.
특히 스스로의 힘으로 배우의 꿈을 이룬 케이스였다면, 아버지의 과오로 인한 도 넘은 비난은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혜정의 경우는 달랐다.
연예계 활동 자체가 아버지 조재현과 완전히 맞닿아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아무런 문제 의식없이 밝은 근황과 활동 재개에 나서는 모습을 피해자들이 바라볼 수 있을까.
물론 ‘연좌제’나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악성 인격 모독을 옹호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그를 향해 유독 엄격한 잣대가 단순히 ‘연좌제’나 일방적인 비난의 테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SBS ‘아빠를 부탁해’, MBC every1 ‘상상고양이’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