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센 언니’로 불리던 그의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울먹이는 목소리에는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싸늘하게 식은 대중들의 마음까진 돌릴 순 없었다.
방송인 서인영이 자신의 욕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1년 3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비난과 질타는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대중들은 대체 왜 서인영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걸까.
서인영은 지난 8일 방송된 JTBC ‘슈가맨2’를 통해 쥬얼리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박정아와 서인영, 하주연, 김은정 등 멤버들은 히트곡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리듬에 맞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은 특히 ‘욕설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한 서인영의 1년 3개월 만의 복귀 무대란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쏠렸다.
서인영 역시 “그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가자니 조금 민망하다. 여러가지 일이 있지 않았나. 온전히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반성도 많이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죄송합니다’란 한 마디를 하고 싶다. 그 말을 그동안 못 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이는 목소리와 함께 뜨거운 눈물이 서인영의 볼을 타고 흘렀다.
서인영의 사과는 지난해 1월 JTBC ‘님과 함께’ 촬영 이후 폭로된 자신의 욕설에 대한 것이었다. 두바이 촬영에 나섰던 그는 호텔과 동선 문제로 제작진을 향해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지켜본 제작진이 이 모습을 촬영해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논란이 이어졌다. 그는 이 일로 1년 3개월 간 방송 활동을 쉬어야 했다.
이날 서인영의 사과는 1년 3개월 만에 나온 것이었다. ‘센 언니’라고 불리던 그가 눈물까지 보이며 사과한 것이지만, 등 돌린 대중들의 마음까지 돌리진 못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제작진이 답이 없는거 같다’ ‘서인영은 아닌 듯’ ‘이제 점점 면죄부 방송으로 가나요?’ ‘악어의 눈물 서인영을 봐야 한다니…’ ‘방송이 장난이야? 욕설하고 갑질하는 사람을 섭외 하느냐’ 등의 글을 쏟아내며 서인영과 제작진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서인영을 향한 비난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도를 넘은 서인영의 갑질과 만행에 대한 질타다. 그는 2002년 쥬얼리 정규 앨범 2집 ‘Again’으로 데뷔한 이후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통해 승승장구했다.
거칠 것 없는 언변과 행동으로 ‘센 언니’라 불렸지만, 당시 영상을 통해 을에 위치한 제작진을 향해 갑질을 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인기 연예인이란 지위를 이용한 것이었다.
사과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욕설 논란’은 이미 1년 3개월 전의 일이다. 논란 당시 일 처리는 소속사 직원들과 ‘님과 함께’ 제작진이 떠맡아야 했다. 서인영은 자신의 SNS를 삭제하고 칩거했다.
이날 ‘슈가맨2’는 서인영의 복귀 방송이었지만, 그는 전부터 패션쇼 등을 통해 사실상 연예계 활동에 복귀했다. 하지만 갖가지 무대에서도 그녀의 ‘사과’는 없었다. 대신 자신의 SNS 활동은 활발하게 이어갔다.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대중들을 외면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날 사과의 대상 역시 모호했다는 목소리 역시 높았다. 대중들을 위한 사과는 이뤄졌지만, 당시 그의 ‘돌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았던 제작진은 언급조차 없었다. 방송 복귀를 위한 면피용 사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