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도원과 그의 소속사 대표 겸 변호사 임사라와 대립각을 세우던 박훈 변호사가 고개를 숙였다. 물론 본질인 ‘꽃뱀’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아닌 김비오 위원장과의 1억 원대 내기와 곽도원과의 11억 내기에 대한 것이었다.
박훈 변호사는 30일 오후 자신의 SNS에 “반성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예상하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정봉주 변호인 측이 사진 780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무죄 밝혀졌다’는 보도 자료를 보다 순간적으로 욱했습니다”면서 “을지병원에 간 시간대를 알면 렉싱턴 호텔 간 시간을 금방 추론할 수가 있었기에 11시 54분만 공개하지 말고 다 공개하라고 압박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었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박 변호사는 이어 “경솔했습니다. 돈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받을 마음도 줄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런 거액의 돈을 누구도 쉽게 마련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나 상대방이나 잘못 판단을 했으면 공개 사과하고 용서를 빌면 사태가 종결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면서 “그러나 대중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또는 짜증나는 표정으로 이런 돈 내기에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잘못된 행위로 인한 것이었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과글은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부산 중·영도지역위원장과의 1억 원 내기로 인한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봉주의 결백에 1억 원을 베팅한다”면서 정 전 의원에 지지 의사를 보냈다. 이는 전날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을 지지한 박훈 변호사가 “정 전 의원이 제시한 알리바이 사진이 사실이라면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하지만 정봉주 의원이 문제가 된 날에 렉싱턴 호텔에서 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드러나면서 박훈 변호사가 내기에서 이겼다. 결국 김 위원장은 “10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훈 변호사는 사과글을 올리고 경솔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박훈 변호사는 “저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앞으로 이런 행위를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면서도 “곽도원 배우의 저에 대한 1억 도발을 응징한다고 10억 운운했던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이었는데 철회하고 참회합니다. 그러나 곽도원 배우와 임사라 씨는 이 사태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피해자들을 꽃뱀 취급한 것에 대해 사과 해야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다시 한 번 사건을 희화화 시킨 저의 경솔함에 대해 머리 숙여 반성과 참회 그리고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했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