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오광욱’ 배우에서 연출가로!

by figaro

“‘희생’과 ‘봉사’의 정신이 없다면 배우라 할 수 없다.”

이는 극단 ‘Honest Theater’대표와 연출가, 지도자로 연기 같은 인생을 만들어가는 오광욱(34) 대표의 말이다. 오광욱 대표는 34살의 어린 나이에 극단 “Honest Theater”를 설립하고 현재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로 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현 동서울대학교,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안양예술고등학교 교 강사로 연기를 지도하고 있으며, 최초로 아크로바틱 신체훈련과 연기와의 상관관계를 저서 ‘연기훈련 그 첫 번째’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달 28일 연극 ‘굿 바디’ 공연을 끝낸 연출가 오광욱 씨를 만나 그가 가지고 있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극단 ‘Honest Theater’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오광욱 대표와의 일문일답.

-얼마 전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 오른 연극 ‘굿바디’는 무엇인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좋은 몸, 멋진 몸, 착한 몸으로 불리는 S 라인 여성들의 몸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존재를 위해 365일 다이어트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무엇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는가? 현대인들은 성형에 왜 그리 열광하고, 이 현상이 올바른 현상일까에 대한 물음이다. 태어난 우리의 몸 그대로를 사랑하고, 객관성 있게 질문을 던져 보는 공연이다.”

-‘굿바디’를 연출 하게 된 계기는.

“세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을 문제 ‘외모지상주의’를 풍자하는 연극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성형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더 예뻐지고 싶어하고 남성들은 예쁜 여성들을 원하고 있다. 마치 우린 잡지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모델들의 외모를 기준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현대에 들어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를 ‘연극 굿바디’에서 표현하였다. 연극을 보며 사람들이 이런 현실을 객관화해서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존의 ‘굿바디’와 오광욱의 ‘굿바디’는 어떻게 다른가.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 내가 추구하는 공연이다. 기존의 ‘굿바디’는 대화 형식이 거의 없는 모노로그 형식이다. 한 여성이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내면 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객들은 앉아서 한 여자의 이야기를 7분~10분가량 들어야 하고, 정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형식은 현대사회에서는 이끌어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 사용량의 증가로 인해 집중력, 인내심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기존의 모노로그 형식을 기존의 극 형식처럼 대화 형식으로 윤색했다. 그리고 원작에는 없었던 남자 역할들을 창조해냈다. 남자 역할이 들어오면서 관객들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쉽게 전달하였고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춤동작을 가미하였다.”

-현재 연출가와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연기자는 포기했는가.

“제대로 된 연극을 위해 지도자, 연출가의 길을 걷고 있다. 처음에는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더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노래, 춤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주, 조연으로 창작 뮤지컬에 서보기도 했고, 앙상블이었지만 가장 인상이 깊었을 때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의 공연이 가장 생각난다.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학부 시절 교수님이셨던 박칼린 교수님의 말씀이 가끔 떠오른다. ‘뮤지컬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연기이다.’ 지금까지 이 말을 새겨두고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극단에서 끊임없이 연극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연기자의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제대로 된 연극을 하고 싶어 지도자, 연출가의 길을 걷는 것이다. 안양예술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정직한 극단 ‘Honest Theater’의 대표로 연출을 맡아 공연을 올리고 있다.

-책 ‘연기훈련 그 첫 번째’를 썼는데 어떤 책이고, 쓰게 된 이유는.

“연기훈련 방법론에 관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신체훈련에 관한 서적이라 말할 수 있다. 신체훈련을 해보지 않고 신체훈련에 관해 논하는 지도자들 많이 있다. ‘연기훈련 그 첫 번째’는 배우가 알아야할 실용학문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시면 된다.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우리나라 교육 때문이었다. 감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주제넘지만, 너무나 입시 위주의 교육이 연기학문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배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관련 학과들이 각 대학에 생겨나고 더불어 연기 관련 입시학원들이 무분별하게 생겨났다. 신체훈련이 연기와 어떠한 상관관계에 놓여 있으며, 이에 구체적인 훈련법에 관해 책에 서술해 놓았다. 아크로 바틱과 연기훈련과의 구체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서적이 국내외 처음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해외에서 번역되는 서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극단 Honest Theater를 창단 하게 된 이유는.“봉사와 희생이 바탕이 정직한 극단 Honest Theater의 모토이다. 만약 이 정신이 없다면 극단도 창단되지 못했을 것이다. Honest Theater는 신체훈련을 중요시 여긴다. 소리 훈련은 물론 신체 훈련을 타 극단에 많이 훈련하고 있다. 단원들은 훈련을 통해 아크로 바틱, 스트릿댄스, 현대무용 등을 익히고 있으며, 연기와 함께 특정 단체에서 강의할 만큼의 춤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처음 단체를 창단하고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단원들의 나이가 워낙 젊어서 그랬을 것이고 첫 작품이 ‘보이체크’란 어려운 작품이라 더욱더 그랬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시작하자. 우리들의 연극, 정직한 연극을 하자’라는 뜻을 가지고 단원들은 매일 연습에 연습을 더 했다. 처음 시도하는 공연 이였기에 준비는 허술했다. 어떻게 홍보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무대나 조명 등의 스텝적인 일들도 몰랐다. 그저 ‘정직한 연극을 하자’ 하나였다. 시작은 번역, 고문을 해주실 임호일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의상도 전혀 모르는 전공자들을 찾아서 페이스 북을 통해 구했으며, 단원들 모두 단지 ‘연극을 하고 싶다’라는 열정뿐 이였다. 공연이 시작되고 첫날 공연은 관객석 80석 극장에 30명이 겨우 찾아왔다. 물론 대부분이 지인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관객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공연에는 80석뿐인 객석에 100~120명의 관객이 몰려와 보조석을 겨우 만들어 관객들을 입장시키기도 했다. 그때만큼 감동의 눈물을 많이 흘린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은 무엇이며, 연출한 작품을 본인이 평가한다면.

“배우로서 내세울 만한 작품은 2007년도 뮤지컬 대상작 ‘댄싱 섀도우’가 있다. 제 배우 이력은 조금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다작을 하진 않았지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였고. 뮤지컬, 연극, 퍼포먼스, 무용극, 아동 뮤지컬, 가족 뮤지컬, 가면 액션 뮤지컬, 특화연극-스트릿 댄스극 등에서 활약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며 좋았던 것은 ‘사고의 확장’인 것 같다. 연출 대표작은 창단 공연 ‘보이체크’를 들 수 있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얼마 전에는 보이체크를 관람했던 관객 한 분에게 연락이 왔다. 보이체크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아 추석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는 내용이었다. 관객의 한통화로 인해 내가 연극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굿바디’의 경우는 아직 ing 이라 뭐라 평하기 힘들 것 같다. 다만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 있는 공연임에는 분명하다.”-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라 했으면 좋겠다. 배움의 시간을 가질 적에 항상 ‘왜’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만난 선생님들이 무조건 맞는 말을 한다고 믿는다. 특히 연기 학문에서는 더욱 그렇다. 연기를 할 때는 늘 ‘왜’라는 의구심과 질문을 끊임없이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늘 연극 선구자들의 ‘서적’을 꼭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책 한 권이 어설픈 몇 년의 수업시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앞으로의 목표는.“극작하는 연출가가 꿈이다. 나는 공연과 학문 두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내가 가애 할 공연 방향은 보이체크의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 의 작품을 제대로 올리는 연출자가 되고 싶다. 다음 작품으로 게오르크 뷔히너의 ‘레옹스와 레나’를 꼭 무대화 시키고 싶다. 쉬운 건 아니지만 숨을 쉬고 있는 한 꼭 이루고 싶다. 학문은 희극을 좀 더 공부 하고 싶다. 지금까지 운 좋게 5편을 극작했고, 공연을 올렸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글을 쓰고 싶고, 좋은 극으로 관객들을 모시고 싶다. 독자들에게도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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