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배우 유아인이 또다시 기관차처럼 폭주하고 있다. 그는 한 때 정치 뿐만 아니라 민감한 사회 문제에도 화두를 던지며 ‘소셜테이너’로 각광을 받던 인물이었다. 2012년에는 유아인이 트위터에 올린 글에 당시 대표 야당인 민주통합당에서 논평을 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연일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리자 그를 향한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왜일까.
유아인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잠 못 드는 아침에 기필코 찾아오신 #기형도. 우리의 모든 아픔들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차마 아름다움을 펼치지 못할 두려운 이들을 대신하여 우리가 슬퍼하자. 슬픈 일이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 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라는 글귀가 담겼다.
지난 15일에는 “I feel kimchi. studio concrete”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지난 9일 줄에 묶인 채로 화형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마녀사냥’ 동영상을 올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아인은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직접적인 코멘트를 달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일에 올린 화영 동영상은, 조민기가 숨진 날 올렸다는 시점에 올려 ‘마녀 사냥’이라는 뜻을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15일 올린 사진에는 ‘i feel kimchi’라는 문구가 논란이 됐다.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인 ‘김치녀’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올린 글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문구 탓에 의도치 않은 논란이 일었다. 화형 동영상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 올린 글인 탓이다.
사실 ‘화형 동영상’ ‘김치’ ‘살아남은 자의 슬픔’ 등 갖가지 사진과 글에 대한 유아인의 의도는 명확하게 알 길이 없다. 그가 직접 언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올리는 글과 일부 사진들은 오해 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사진을 올릴 때마다 ‘쟁점화’가 된다는 점에서 유아인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다.
SNS는 배우 유아인이 아닌 ‘인간 유아인’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팬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며, 자신이 원하는 글과 사진을 얼마든지 올릴 자유가 있다. 빼어난 통찰력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일침과 분석으로 존재감을 입증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논란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
연일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리는 ‘인간 유아인’을 바라보며 ‘배우 유아인’의 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는 유아인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