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주말 좌석판매율 1위
내달 개봉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 개봉 첫 주말 1억 달러 예상
[*]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사진 = CJ CGV 제공) 2023.09.18. photo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훈 에디터 = 17일 오전 9시15분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IMAX).
이른 아침에도 ‘아이크’가 객석을 가득 채웠다. 아이크는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IU·이지은) 공식 응원봉 명칭. 아이유가 작년 9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어 이틀 간 9만명을 불러 모은 콘서트를 스크린으로 옮긴 공연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를 관람하는 아이유 팬덤 ‘유애나’가 저마다 손에 하나씩 들고 있었다.
중앙 제어 시스템에 연동된 아이크는 시시각각 다양한 색깔로 변했다. 관객들은 스크린 속에서 흘러나오는 아이유의 히트곡들 떼창했다. 이처럼 ‘싱어롱 상영회’는 생생한 현장감으로 실제 콘서트를 방불케했다.
상영회가 끝난 뒤에도 축제는 계속됐다. 영화관 곳곳에 걸린 이번 실황 영화 포스터와 광고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며 흔적을 남겼다. 18일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를 기념하기 위한 관람이 많았다.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인기 요인은?
지난 13일 개봉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가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5일부터 싱어롱 상영회를 연 16~17일을 포함 주말 박스오피스 좌석 판매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3.9%로 좌석 판매율 2위를 차지한 ‘잠’의 12.7%보다 약 2배가량 높았다. 좌석 판매율은 영화에 배정된 모든 좌석 대비 실제 관객 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숫자다. 개봉 5일 만에 4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사진 = CJ CGV 제공) 2023.09.18. photo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공연 실황 영화 처음으로 IMAX 특별관에서 상영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는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관객들 사이에선 “콘서트 봤던 입장에서 이런 최상급 콘서트를 이 가격에 아이맥스로 볼수 있다는 건 큰 혜택”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아이유의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는 10만원대의 티켓 가격이 너무 싸게 느껴질 정도로 세트리스트, 공연 연출, 출연진과 스태프의 능력이 균형을 이룬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아이유가 대형 프로덕션을 이끄는 기획자로서 충분한 자질을 발휘한 공연이기도 하다. 그런 공연을 신경 써 화면으로 옮겼으니, 공연 실황 영화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맥스 관람료는 2만4000원(‘싱어롱 상영’은 2만7000원)으로 보통 영화 관람료보다 1만원 안팎 높은 편인데, 비싸다고 여기는 관객은 드물다.
특히 열기구 등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연출을 객석에서 보기 힘든 부감숏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쾌감이 느껴진다. ‘팔레트’에 붓질하는 것처럼 객석의 아이크가 순차적으로 밝아질 때의 장면도 장관이다. 특히 아이유가 ‘아이와 나의 바다’를 부르는 장면에선 무대에서 바라본 파란 객석이 잡히는데, 일반 관객은 공연 실황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힘든 숏이었다. “21세기 한국 대중음악이 낳을 수 있는 마지막 ‘국민가수'”(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라는 수식에 걸맞게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층도 눈길을 끌었다. 가족 단위의 관객도 다수였다. CGV에 따르면,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관객 연령대는 18일 기준 10대 3%, 20대 42%, 30대 34%, 40대 15%, 50대 6%다.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이어간다. 오는 28일부터 미국, 일본, 영국 등 전 세계 38개국에서 개봉한다.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실황 영화도 개봉 전부터 돌풍
[서울=AP/뉴시스] 지난 7월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클라라 내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
현재 아이유의 공연 실황 영화 국내 인기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실황 영화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 현지 인기와 비견된다.
내달 13일 개봉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는 예매 첫날 3시간도 안 돼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에서 2600만 달러(약 34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AMC는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이자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 공식 배급사지만 이 영화는 리갈(Regal), 시네마크(Cinemark) 과 같은 경쟁 극장에서도 상영된다. 예매 첫날 수익이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는 이유다.
북미 영화업계는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가 올 가을 극장가 수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일부에선 ‘테일러 스위프트 : 에라스 투어’가 개봉 첫 주말 1억 달러(약 1318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약 5년 만인 지난 3월부터 북미에서 ‘디 에라스 투어’를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52회 투어를 여는 동안 10억 달러(1조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스위프트가 콘서트를 여는 도시마다 식당, 호텔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신조어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내년 2월부터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를 시작으로 투어를 재개한다. 이번 투어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2011년 2월 내한한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국내 스위프티(테일러 스위프트 팬덤) 다수가 앞서 추첨제로 진행한 싱가포르·일본 콘서트 예매에 참여했다.
아이유와 스위프트 공연 실황 영화의 흥행은 우선 두 스타의 콘서트 인기에 기인한다. 아이유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는 예매 오픈 당시 대기 인원수가 수십만명에 달했다. 온라인엔 수천만원짜리 스위프트의 콘서트 암표가 등장했다. 좌석이 한정돼 있는 만큼, 두 스타의 콘서트 현장에 가지 못한 팬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이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영화관을 찾는 건 당연하다. 아이맥스의 경우 좋은 자리 선점에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비교적 쉽게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특히 아이유와 스위프트의 공연은 화려한 대형 연출로 각자 객석에서 미처 포착하지 못한 장면들을 극장에서 다양한 뷰(view)로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서울=AP/뉴시스] 지난 8월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콘서트 현장
또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콘서트도 편하게 관람하고 싶은 관객들의 욕망도 반영됐다. 당연히 콘서트는 현장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유, 스위프트처럼 대형 스타의 콘서트장에 가긴 위해선 하루 또는 이틀 그 이상의 시간이 소비될 수 있다. 공연 실황 영화의 경우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하고 이동도 상대적으로 번거롭지 않다.
아이유, 스위프트에 앞서 흥행한 선례도 있다. 엔시티(NCT) 드림 ‘더 무비: 인 어 드림'(2022년 11월 개봉)(누적 관객 6만명), ‘방탄소년단(BTS): 옛 투 컴 인 시네마'(올해 2월 개봉)(누적 관객 9만명),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3월 개봉)(누적 관객 25만명) 등 확실한 팬덤을 구축한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 영화가 보기다.
이밖에도 ‘강다니엘: 마이 퍼레이드’, ‘서태지 25주년 라이브 타임: 트래블러’ 등 팬덤이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도 극장에 걸렸다. 특히 ‘서태지 25주년 라이브 타임: 트래블러’는 서태지가 2017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25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을 담았는데 서태지 올드팬들인 ‘서태지 마니아’는 물론 이 공연에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연쇄 관람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다.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 라이브 앳 리버 플레이트'(4월 개봉)처럼 국내 팬덤이 있는 해외 밴드의 공연도 국내에서 개봉했다. 공연 실황 영화는 아니지만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가 지난달 미국 텍사스에서 연 단독 공연을 CGV가 생중계하기도 했다.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 관계자는 “콘서트 투어는 가수의 스케줄과 체력, 물리적인 수용 인원 제한과 날짜·시간 제약 등이 있기 때문에 수많은 관객이 예상되는 뮤지션 중심으로 공연 실황 영화가 앞으로도 계속 제작될 것”이라고 봤다.
◎아이돌 유니버스 realpape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