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믹보이, 항상 물음표를 달고 산 20대를 넘어서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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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정규 2집 ‘캔 아이 낫(Can I Not)?’ 발매

‘캔 아이’ 시리즈 마지막 될 수도…”무채색의 어른” 감정 담아

‘어린어른’·’덤덤하게’ 더블타이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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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믹보이. 2023.03.24. (사진 = EM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훈 에디터 = 프로듀서 겸 작곡가 코스믹보이(30·Cosmic Boy·이재준)는 유연(柔軟)하다.

팝, R&B, 재즈, 록 등 음악적 경계를 자유롭게 횡단한다. 무엇보다 피처링하고 작사하는 뮤지션들의 영감이 유연(油然)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준다.

프로듀서 겸 래퍼 기리보이가 이끄는 크루 ‘우주비행’ 멤버이자, 래퍼 래원·김승민이 속한 레이블 코즘(Cosm) 수장이기도 한 그이기에 가능하다. 다양한 역할·위치에서 뮤지션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프로듀서다.

4년 만인 최근 발매한 정규 2집 ‘캔 아이 낫(Can I Not)?’이 화려한 협업 라인업과 다양한 색깔의 곡들로 트랙을 채웠음에도, 통일성을 획득할 수 있는 이유다.

래퍼 빅나티가 피처링한 ‘어린어른’·래퍼 김승민이 힘을 보탠 ‘덤덤하게’ 더블타이틀곡은 물론 빅나티와 가수 사라 강이 피처링한 ‘만화’, 래퍼 따마와 R&B 싱어송라이터 드비타가 힘을 보탠 ‘해프닝(Happening)’, 래퍼 오르내림(OLNL)·최엘비 그리고 가수 죠지가 함께 한 ‘라이프 이스 굿(Life Is Good)’, R&B 가수 쏠과 다운(Dvwn)이 함께 부른 ‘얼론’ 등은 형형색색의 삶에서 무채색으로 변주된 코스믹보이의 삶을 타자화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본인도 모르게 삶에 빚진 것에 같이 공감해주고, 이를 음악으로 탕감해주며 위로해주는 묘수(妙手). 전작 ‘캔 아이 러브?’ 타이틀곡 ‘캔 아이 러브?'(Feat. 유라(youra), 미고(meego))’가 23일 기준 유튜브 채널에서 약 4051만 조회수를 기록 중인데, 역시나 멜로디·메시지로 삶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캔 아이 낫?’ 수록곡들도 꾸준히 입소문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코스믹보이와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삶에서 마주하신 고민들에 대해 자문자답을 해온 ‘캔 아이(Can I)’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시리즈가 자신에게 준 통찰 또 다른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마무리를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사실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다’는 아니고 ‘마지막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캔 아이 시리즈’는 항상 물음표를 달고 살았던 저의 20대 일기장 같은 거에요. 이제는 30대로 접어들었으니 ‘다른 형태의 일기장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제 마음이 바뀌어서 ‘캔 아이’ 시리즈를 또 들고 올지도 모르죠.”

-봄의 싱숭생숭함을 잘 담은 음반입니다. 일부러 지금 시기에 발매하려고 했던 작품인가요?

“사실 봄을 생각하고 만든 앨범은 아니에요. 가을 겨울의 계절 느낌을 좋아해서 그쯤 맞춰 내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봄에 내게 됐네요. 아마 그 계절이 돌아왔을 때 들어보면 더 좋게 들리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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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믹보이. 2023.03.24. (사진 = EM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 질문과 연장선상에 있는 질문인데요. 코스믹보이 씨는 양가적인 감정을 곡에 잘 담아내는 거 같아요. 인생의 아이러니함이 들어 있는데 따듯함과 묘한 뾰족함도 잃지 않고요. 이런 건 일부러 의도하는 감정입니까? 자연스레 녹아드는 겁니까?

“사실 제가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어요. TMI인거 같아서 다 얘기할 순 없지만 제 삶에 우여곡절 속에서 나오는 양가적인 감정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스며 들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제 음악을 들을 때 그런 오묘한 포인트를 좋아해요.”

-전체적으로 앨범의 뉘앙스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 향수 그로 인해 쓸쓸함이 배어 있기는 해요. 그래서 타이틀곡 ‘어린 어른’이라는 제목이 앨범을 잘 압축하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이번 앨범을 주로 지배한 정서는 무엇인가요?

“20대 후반쯤 점점 제가 냉소적 여지는 거 같다고 느꼈어요. 분명 20대 중반까지의 저는 형형색색의 사람이었는데요. ‘형형색색에서 무채색의 어른’ 이 키워드에서 시작했던 앨범이에요.”

-모든 정규가 그럴 듯하지만, 특히 이번 앨범은 트랙순서대로 꼭 틀어야만 하는 음반 같아요. 어른 되기의 힘겨운 성장 서사가 뭉근하게 배어 있는 느낌이에요. 트랙배치에서 가장 신경을 쓰신 지점은 무엇인가요?

“트랙 배치에 나름의 스토리텔링이 있었어요 만화 같은 사랑을 꿈꿨던 형형색색의 아이가 무채색의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이요. 사운드에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서정적이지만 그 안에 나름의 거친 사운드를 녹여냈어요.”

-또 타이틀곡이 두 곡인 이유는 무엇이며 그 트랙들을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타이틀곡은 다 만들고 나서 결정을 했어요. ‘어린어른’은 제가 이 앨범에서 제일 담고 싶은 곡이었고, ‘덤덤하게’는 그냥 단순히 노래가 좋았어요.”

-피처링진이 너무 좋아요. 그런데 곡들이 각 뮤지션의 이름값에 기대는 게 아니라 그들의 색깔에 딱 맞춰져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곡에 알맞은 뮤지션들을 찾는데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분이 그렇겠지만 이번 피처링 진 중에서 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인연이 있나요?

“동현(빅나티)이가 떠오르는데 이 앨범의 키포인트인 ‘만화’, ‘어린어른’ 두 곡에 참여해 줬어요. 특히 ‘어린어른’은 그 당시 20세의 나이로 어리지만 유명세와 더불어 많은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동현이가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너무 잘 소화해 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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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믹보이. 2023.03.24. (사진 = EM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채색의 어른’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뜻합니까?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무채색의 어른 혹은 어린 어른은 어리지만 어른이 돼야 하는 상황의 사람들 혹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어른으로 비쳐야 하는 사람들…. 이 과정 속에서 원래의 다양한 색들은 숨긴 채 어쩔 수 없이 무채색을 띠는 사람들을 뜻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듣고 정작 코스믹보이 씨의 색깔은 더 다양해졌고 더 분명해졌다고 평가하는 청자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양하고 분명한 색으로 느껴 주신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죠. 앞으로도 저만의 독보적인 색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거 같아요.”

-다소 쓸쓸한 정서가 담겼더라도, 결국 이번 음반도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어요. 코스믹보이 씨에게도 위로가 된 앨범인가요?

“네 저 또한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특히 ‘나싱 이지(Nothing Easy)'(인트로곡) ‘어린어른’은 수천 번은 들었을 거예요.”

-맨 처음에 음악을 시작하셨던 때와 지금 음악을 하시면서 가장 달라진 태도나 마음가짐이 있나요?

“맨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무엇보다 음악 하는 순간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게임 하듯이 피아노 앞에 앉았어요. 영원한 건 없다고 말해주듯 어느 순간부터 일이 돼 버린 느낌을 많이 받지만 제 음악을 기다려주는 팬분들(고수민들)에게 너무 큰 감사함을 느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작업해 보려고 해요.”

-요즘 프로듀서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음악만으론 주목 받기 힘든 시대, 대중과 소통의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

“음악만으로 차트 안에 들기 힘든 시대는 맞다는 생각이 들지만, 음악이 너무 좋다면 꾸준히 들어주는 분들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에 곁들여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더 좋겠죠. 저도 최근 들어서는 인스타와 유튜브, 오프라인 행사나 이벤트 등 더 자주 소통해 보려고 해요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며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은 분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소통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오아미 코리아 realpaper7@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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