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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구·정동환, 연극 ‘두 교황’서 호흡
이순재·백일섭·노주현, ‘아트’ 시니어팀
박정자·오영수, ‘러브레터’ 10월 개막
[*]연극 ‘두 교황’ 공연 사진. (사진=에이콤 제공) 2022.09.01. *재판매 및 DB 금지
[*] 강진아 에디터 = “배우에게 정년은 없어요. 두 발로 단단히 서 있고, 호흡할 수 있을 때까지 무대에 서는 거죠.”
다음 달 연극 ‘러브레터’로 관객과 만나는 배우 박정자(80)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연극 ‘햄릿’에서 후배 배우들에게 주연을 내주고 단역으로 출연했던 그는 이번엔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와 호흡을 맞춘다.
권성덕(81)·전무송(81)·손숙(78)·정동환(73)·김성녀(72)·유인촌(71) 등이 총출동했던 ‘햄릿’은 내로라하는 원로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였던 만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6년 전 같은 연극에서 주연으로 섰던 이들이 조연·단역으로 한발 물러났지만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연극계 거목들은 올 가을에도 무대를 물들인다. 연기경력 50년 이상의 70~80대 원로 배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륜과 내공을 발휘하는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이며, 티켓파워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을 가리켜 ‘방탄노년단’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연극 ‘햄릿’ 공연 사진. ‘배우 1~4’ 역을 맡은 박정자, 손숙, 윤석화, 손봉숙.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2022.08.02. *재판매 및 DB 금지
데뷔 60주년을 맞은 신구(86)는 현재 연극 ‘두 교황’에 출연 중이다. 올 초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2인극 ‘라스트 세션’에서 만만치 않은 대사로 열연을 펼쳤던 그는 또다시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그는 최근 에디터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로라고 하는데, 하고 싶은 걸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연극을 일종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두 교황’에서 그는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자진 퇴위를 발표해 세계를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맡았다. 쉴 틈 없는 대화로 2인극에 가까운 이 작품에서도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신구와 짝을 이뤄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연기하는 정동환도 ‘햄릿’ 공연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12년 만에 무대에 서는 서인석(73)도 베네딕토 16세를 연기한다.
지난해 세 시간이 넘는 연극 ‘리어왕’에서 극을 이끌며 관록의 저력을 보여준 이순재(88)는 오는 17일 개막하는 연극 ‘아트(ART)’에 출격한다. 1956년 데뷔한 그의 연기 경력은 66년으로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원로 배우 중 한 명이다.
[*] 연극 ‘리어왕’ 이순재. 2021.11.03. (사진 = 파크컴퍼니 제공)
2003년 초연 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아트’는 이번에 특별히 시니어팀을 선보인다. 개막 전부터 티켓은 매진 행렬로 그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얼마나 쉽게 깨지고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지를 일상의 대화를 통해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반세기가 훌쩍 넘는 연기 경력으로 연륜을 발휘할 시니어팀은 백일섭(78)과 노주현(76)까지 남다른 티키타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순재와 백일섭은 오는 17~18일 연극 ‘장수상회’에도 출연한다. 추석을 맞아 이틀간 하는 특별공연이다. 2016년 초연 후 국내 60여개 도시를 투어하며 인기를 끌었다. 다정함은 부족해도 속정 깊은 까칠한 노신사 성칠이 근무하는 장수상회의 옆집에 소녀처럼 수줍지만 사랑에는 당찬 금님이 꽃가게를 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존에 호흡을 맞춘 손숙, 박정수(69)가 금님 역을 연기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오영수도 10월에 다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미국 에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올해 초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할 당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지금까지 연극을 해왔으니, 연극에서 다시 나를 찾자’는 생각에 무대로 돌아왔다는 그는 “끝까지 정진하고 싶다. 마지막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무대에서 내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 김진아 에디터 = 배우 오영수, 박정자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50여 년간 두 남녀가 주고받은 편지들로 이뤄진 연극 ‘러브레터’는 10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022.09.07. bluesoda@1.234.219.163
50년간 두 남녀가 주고받은 편지들로 이뤄지는 연극 ‘러브레터’에서 노년의 감성을 담아낸다. 편지를 낭독하며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삶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실제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박정자가 함께한다. 박정자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 ‘멜리사’로 분하고, 오영수는 멜리사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인 슈퍼 엘리트 ‘앤디’ 역으로 나선다.
◎지오아미 코리아 akang@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