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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07년 1월 ‘일 디보’로 출발…누적관객수 61만명
26번째 앞두고 있어
폴 매카트니·콜드플레이·켄드릭 라마 첫 내한 이끌어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훈 에디터 = ‘MZ세대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팝의 여제’ 빌리 아일리시와 함께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돌아온다. 아일리시가 광복절인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는 무대로 26번째를 맞이하게 된 슈퍼콘서트는 ‘국내 콘서트 지형’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굵직한 라인업을 선보여온 현대카드의 문화마케팅 브랜드다. 지난 2007년 1월 ‘팝페라의 비틀스’로 통하는 영국의 4인조 그룹 일 디보를 시작으로 팝 슈퍼스타 비욘세, ‘피아노 맨’ 빌리 조엘,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켄드릭 라마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비롯 스티비 원더, 퀸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슈퍼콘서트를 통해 초청된 뮤지션들의 그래미 어워즈 수상 횟수 총합은 193개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는 61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그간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 아일리시 무대는 지난 2020년 1월 영국 밴드 ‘퀸(QUEEN)’ 공연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선보이는 슈퍼콘서트다. 15년 역사의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사상 가장 긴 공백 기간이었다. 그 만큼 이번 슈퍼콘서트에 대한 음악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달 5~6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예매는 양일 모두 오픈 20분만에 매진됐다. 대기 순서가 1만번대에 달하기도 했다.
돌아오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앞두고 그간 취재한 대중음악 가수 콘서트 위주로 이 시리즈를 돌아봤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5-크렉 데이비드'(2009년 8월1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내한공연 전날인 2009년 8월18일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날이었다. 데이비드는 “불행하게도 어제 한국이 위대한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잃은 것을 알고 있다”며 “그와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늘 공연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위해 부르고 싶다”며 ‘인섬니아’를 선사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7-그린데이'(2010년 1월18일 체조경기장)
당시 그린데이 첫 내한공연이었는데, 미국 펑크록을 대표하는 팀 답게 흥겨운 난장이 넘실대는 뜨거운 펑크의 향연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너무 화끈한 무대를 선보인 덕에, 흥분한 여성 팬이 무대에 뛰어올라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에게 키스를 하는 해프닝도 빚어지기도 했다.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8-휘트니 휴스턴’.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8-휘트니 휴스턴'(2010년 2월 6~7일 체조경기장)
해외 팝스타 내한공연 중 가장 슬프게 기억되는 무대. 휘트니 휴스턴이 데뷔 25년 만에 첫 내한하는 무대라 관심이 컸다.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던 그녀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는 ‘팝의 디바’답지는 못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팝의 여제’였다. 고음을 내지는 못했지만, 휴스턴은 땀범벅이 된 채 최선을 다했다. 7년 만에 재기한 끈기와 열정을 내비쳤다. 이런 모습에 팬들은 더욱 호응하며 힘을 실어줬다. 2012년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더욱 회자됐던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9-안드레아 보첼리'(2010년 5월2일 체조경기장)
이탈리아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날 앙코르만 4번 했다. 세 번째 앙코르곡부터는 지휘자 유진 콘이 연주자들에게 일일이 앙코르곡 제목을 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가 나왔고,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네 번째 앙코르곡으로 이날 공연이 끝이 났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0-어셔'(2010년 7월3일 체조경기장)
미국의 R&B 스타 어셔의 첫 내한공연. 당시 왜 어셔가 ‘포스트 마이클 잭슨’으로 통하는지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1-스티비 원더 내한공연'(2010년 8월1일 체조경기장)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6 레이디 가가’.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음악이 세상의 일부가 아닌 가능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소통이었다. 특히, ‘어 타임 투 러브(A Time To Love)’를 부를 때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깜짝 등장시켜 동서양의 음악이 만나는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3-스팅(2011년 1월11일 체조경기장)
낭만적인 곡은 웅장하면서도 거룩했다. 강렬한 곡은 절제된 품위가 있었다. 당시 만으로 60세였던 영국 팝스타 스팅은 예순의 남자도 여느 젊은 남자 못지 않게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음악으로, 몸으로 증명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4-마룬파이브'(2011년 5월25일 체조경기장)
지성석이 의미가 없는 공연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공연. 스탠딩석의 팬들은 당연하고 지정석의 거의 모든 팬들은 이날 콘서트의 첫 곡인 ‘미저리(MISERY)’의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지막곡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까지 내내 따라 불렀던 열광의 콘서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6 레이디 가가'(2012년 4월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데다, 기독교 측이 콘서트 직전까지 공연반대 기도회를 열어 화제가 됐던 공연. 어둠으로 가려진 그녀의 성(城)은 공고해보였으나, 성(性)이 열리며 쾌락과 환희의 절정으로 치달았고 감동과 여운이 짙었다. 레이디 가가는 국내 콘서트업계 ‘꿈의 무대’로 통하는 올림픽주경기장에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 선 여성 뮤지션이다. 10년 만인 내달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이곳에 선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7 에미넴-리커버리 투어'(8월1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다소 엄숙한 일본 공연과 달리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국 팬들의 상대적인 분위기에 에미넘이 놀랐다고 전해진 콘서트. 에미넘은 수차례 팔을 머리 위로 들어 하트 모양을 그렸다. 그가 공연 중 하트를 그리는 것이 국내에서만 보인 행동이 아닐 수 있지만 에미넘이 그런 모습을 보인 자체가 이례적이다. 뜨거웠던 공연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9 시티브레이크’ 신중현.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9 시티브레이크'(2013년 8월 17~18일 올림픽주경기장)
2013년은 록 페스티벌 팬들에게 가장 뜨거웠던 한 해로 기억한다. 한여름에 5개 록 음악축제가 몰리면서 ‘5대 록페스티벌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시티브레이크는 신중현, 김창완, 메탈리카, 림프비즈킷, 뮤즈 등의 화려한 라인업에 깔끔한 진행으로 가장 큰 호평을 들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21 시티브레이크'(2014년 8월 9~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신구의 조화가 두드러진 라인업 역시 호평을 들었다. 헤비메탈의 전설인 ‘블래사바스’의 보컬 오지 오즈번, 미국 록밴드 ‘본 조비’의 기타리스트인 리치 샘보라 그리고 마룬5였다. 록 페스티벌 라인업으로 일부 팬들의 의심을 샀던 ‘강남스타일’의 국제가수 싸이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장래 희망은 로커”라며 록 편성의 무대를 화끈하게 선보였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2015년 5월2일 올림픽주경기장)
왜 20번째가 21번째 뒤 순서인가. 2014년 예정됐던 전설적인 영국 밴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이 그의 건강 문제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50년여 기다림에 대한 아쉬움은 이날 숱한 매카트니의 히트곡과 비에 깨끗이 씻겨내려 갔다. 특히 ‘렛 잇 비’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 4만5000명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플래시를 동시에 켜고 합창한 순간은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폭우가 내리지 않았으면 데일 정도의 열기였다.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2017년 4월 15~16일 올림픽주경기장)
매카트니의 무대 못지 않게 명공연으로 기억되는 또 하나의 슈퍼콘서트. 현존 세계 최고의 밴드로 통하는 영국의 ‘콜드플레이’가 결성 19년 만에 펼친 무대는 대형 야외공연장이 예술적 장치로 승화되는 순간을 보여줬다. 흥분, 위로 그리고 희망까지 아우른 놀랍고 신기한 마법 같은 밤이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에는 ‘옐로’를 부르는 도중 스크린에 노란 리본을 선보이고 보컬 크리스 마틴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10초간 묵념을 제안했다. 일부 멤버들은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매달기도 했다. 1분 만에 공연이 매진됐고, 양일간 운집한 10만명(국내 단일 공연 최대 관객수)은 웃고 울고 감탄하고 감동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켄드릭 라마'(7월30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심야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열대야 / 광야의 아우성처럼 또렷하게 하는 이제야 / 온 그대의 읊조림에 / 근심 걱정 찢겨나가고 / 땀범벅 된 T셔츠에도 / 뒤범벅 된 음향에도 / 힙합에 순정 바치는 당신의 열정에 / 근심걱정 녹아내리는 내 표정.” 이건 첫 내한해 70분 남짓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묵직함을 선사한 ’21세기 시인’에게 바치는 남루하나마 최소한의 헌사.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3 샘 스미스'(10월9일 고척스카이돔)
마치 두 손을 합장한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삼각뿔 무대 장치를 배경으로 노래하는 샘 스미스는 자신의 고뇌와 신념을 더 높은 음악적인 상태로 전환시켰다. 남자를 사랑하는 자신의 속내를 신과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힘(HIM)’이 대표적이었다. 첫 내한공연이었던 이날 이 곡이 끝난 직후 무대 양쪽에서 무지갯빛 조명이 마치 프리즘을 통과하듯, 객석 천장으로 쏘아지는 순간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자신의 고민과 고뇌를 객석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노래에 자연스럽게 융화시켰다는 점이 특기할 만했다.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 2022.08.13.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2020년 1월 18~19일 고척스카이돔)
퀸이 5년5개월 만에 선보인 두 번째 내한공연. 하지만 2018년 말과 2019년 초 전국 스크린에 상영되며 1000만 가까이 관객을 모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재조명된 이후 이들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 퀸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옛날,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현역일 ‘영원의 음악’을 지녔다. 그러니 늙지 않을 수밖에. 우리도 퀸의 음악을 내내 들으며 젊음의 비밀을 공유할지어다.
이와 함께 객석 500석짜리 소규모 공연이었지만, 현대카드가 준비한 슈퍼콘서트 급 무대들도 기억해야 한다.
영국 스타 싱어송라이터 엘턴 존은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엘튼 존'(2015년 11월17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500명을 상대로 한 소극장 공연에서도 바다와 우주를 종횡무진하는 오디세이아 음악세계를 구현했다. 스팅이 나선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스팅'(2017년5월31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역시 400석 연못에서 쓴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라고 부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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