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지 “힘든 시간보다, 인내의 시간”…’계절의 끝에서’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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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발라드 듀오 ‘투앤비’ 출신 K팝 걸그룹 ‘EXID’ 멤버

첫 미니앨범 ‘퍼스트 레터(First Letter)’ 발매

각종 경연 프로그램 통해 실력 증명한 ‘걸그룹 가창력 끝판왕’

겨울의 끝자락 발라드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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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지. 2022.02.25.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훈 에디터 = 아직 “흰 바람이 두 볼에 스쳐갈” 때 솔지(33·허솔지)의 ‘계절의 끝에서’가 발매돼 다행이다. 발라드가 여전히 필요한 계절에 기대어 우리를 달랠 수 있으니까.

‘계절의 끝에서’는 솔지가 지난 25일 발매한 첫 미니앨범 ‘퍼스트 레터(First Letter)’의 타이틀곡. 요즘 듣기 드문 기승전결이 뚜렷한 발라드다. 만 17세에 데뷔해 어느덧 인생의 절반을 가수로 산 ’16년 경력’ 솔지의 단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보컬 듀오에서 K팝 걸그룹으로 재데뷔를 했고, 갑상선항진증을 이겨낸 희로애락이 똘똘 뭉쳐져 있다.  

같은 날 화상으로 만난 솔지는 “사실 버티고 해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답은 딱 없어요. 저를 믿어준 가족 그리고 ‘너는 잘 될 거야’라며 저를 제3자로 바라보고 꾸준히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돌아봤다.

“기회를 잡고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다행히 긍정적인 성향 덕도 있어요. 또 쉽지 않은 일을 겪고 있더라도 저를 보면서 위로 받으실 분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솔지는 2006년 보컬 듀오 ‘투앤비(2NB)’로 데뷔했다. R&B 발라드로 무장한 이 팀은 처음엔 여성판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불리며 반짝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내 오랜 무명의 시기가 찾아왔다. 2012년 EXID로 재데뷔했으나 이 팀 역시 초반엔 주목 받지 못했다. 2014년 ‘위아래’가 발표 3개월 만에 역주행하면서 인기 그룹 반열에 올랐고 솔지도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이 팀은 ‘아 예(Ah Yeah)’, ‘핫 핑크(Hot Pink)’ 등의 히트곡을 내며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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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지. 2022.02.25.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EXID는 솔지에게 전환점이 된 그룹이다. “‘위아래’가 마지막 앨범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했거든요. 앨범을 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행운을 가져다줬죠. EXID로 활동한 시간은 저를 성장시켜줬습니다.”

솔지는 무명 시간이 길었던 만큼 무대 하나, 방송 하나의 중요성을 알고 매번 열심히 한다. 특히 신인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게 하며 초심을 다지게 한 곡으로 ‘말하는 대로’를 꼽았다.

지난 2011년 MBC TV 예능물 ‘무한도전’의 코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국민 MC 유재석’이 싱어송라이터 이적과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 ‘처진 달팽이’가 발표한 곡. 역시 데뷔 초창기에 무명 시절을 견뎌낸 유재석의 사연을 녹여냈다. 솔지는 “유재석 선배님이 ‘말하는 대로’의 사연을 말씀하시는 걸 집에서 들으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솔지의 이번 앨범에도 위로를 던지는 곡들이 대거 실렸다. ‘계절의 끝에서’는 “차가운 계절 속 나는 다시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다”고 노래한다. 솔지가 작사에 참여한 미디엄 템포의 R&B ‘필로우(Pillow)’는 사랑하는 사람의 베개가 돼 힘을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이별 앞에서 포기하고 돌아서는 여자의 마음을 구어체를 통해 말하는 듯 노래한 ‘이렇게 헤어지고 있어’, 이바다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누군가의 슬픔에 대해 괜찮다고 위로하는 노래 ‘해브 어 굿 데이(Have a good day)’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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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지. 2022.02.25.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이번 앨범엔 화려한 기교로 각종 경연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솔지의 기술적 면모도 녹아 있지만, 곡과 메시지에 맞는 감성에 더 집중한 점이 느껴진다.

솔지는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 MBC TV ‘복면가왕’의 ‘동막골 소녀’, KBS 2TV ‘불후의 명곡’ 등을 통해 ‘걸그룹 가창력 끝판왕’, ‘솔(Soul)지’ 등의 별칭을 얻었다. 실력을 인정 받아 내달부터는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실용음악보컬과 교수로 강단에도 오른다.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제 노래에 대해 기대하시는 바가 어떤 지점인지 알고 있어요. 그런 사랑에 보답하는 부분도 이번 앨범에 녹여내고자 했어요. 데뷔도 걸그룹이 아닌, 발라드 팀으로 했기 때문에 좋은 발라드를 부르기 위한 조건들도 차곡차곡 쌓아왔죠. 그리고 매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아침 저녁으로 ‘소금물 가글’을 하는 등 악기 관리하듯 목을 관리합니다.”

솔지는 걸그룹 출신 중 드물게 배우보다는 가수 활동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 좋은 뮤지컬배우들이 대거 소속돼 있는 만큼, 활동 반경을 빠르게 넓힐 수 있는데 연기 관련해서는 신중하다. 이미 몇몇 뮤지컬 제작사가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내달 26-27일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여는 솔지는 “저는 노래를 오래 할 거고, 이렇게 노래를 해나가는 게 제게는 너무 자연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첫 미니앨범은 새로운 첫 걸음이라 의미가 있죠. 앞으로 밴드를 꾸려 작은 클럽에서 ‘애시드 재즈’ 같은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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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지. 2022.02.25.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2월 말 여전히 칼바람이 불지만, 솔지는 겨울의 끝을 따듯하고 깨끗하게 느낀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의 끝이라 차갑다기보다는 따듯하죠. 힘들었던 시간이라기보다, 인내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전체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한다면, 솔지는 지금 어느 계절을 통과하고 있을까. “제 생애 전체로 보면, 뜨거운 여름 같다고 생각해요. 가수 인생으로만 보면, 초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초여름 계절의 끝에선 가을에 주렁주렁 달릴 과실들이 무럭무럭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지오아미 코리아 realpaper7@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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