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 ‘그알’ 현역 교도관, 공주교도소 살인사건에 “터질 게 터졌다”…지옥의 7번방, 책임은?

by Idol Univ

지옥의 7번방, 누구의 잘못인가?

2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지옥의 7번방 – 공주교도소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공주교도소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공주교도소에서 출소를 3개월여 앞둔 수형자 박상수 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교도소의 감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이에 교도소 측은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고, 장례를 위해 병원을 찾은 가족들은 상수 씨의 몸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

상수 씨의 몸에는 다수의 멍과 상처들이 발견된 것. 이에 부검이 진행됐고 법의학자들은 그의 몸에 있는 상처와 멍이 폭행의 흔적이라 분석했다. 24시간 감시하에 지내는 교도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에 그의 가족들은 상수 씨가 교도소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 상수 씨와 함께 7번 방에서 생활하던 수감자들이 용의 선상에 올랐으나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7번 방의 최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취재 결과 최 씨는 7번 방의 다른 이들과 달리 강력범죄의 무기수. 그는 강도살인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최 씨를 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제보자는 최 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기 전인 미결수 시절 몇 개월간 함께 수감 생활을 했다. 그런데 제보자가 기억하는 최 씨는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괴로움에 눈물까지 흘리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악마 뭐 그런 사람이 아니다. 순하고 순진했다”라고 했다. 또한 제보자는 최 씨가 다시 살인을 저지를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몇 개월 후 최 씨가 공주교도소로 이감된 후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주교도소에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교도소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그에게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공주교도소에서 최 씨는 어떤 일을 해도 교도관의 제지를 받지 않았고, 7번 방에서는 왕처럼 군림했다는 것. 그는 수형자들이 해야 하는 기본적인 일도 전혀 하지 않았고 이는 다른 이들이 대신했다.

이에 제작진은 4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는 제보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유를 짐작했다. 제보자는 “그런 애들이 대전이나 대구교도소 같으면 힘을 못 쓴다. 그런 교도소는 장기 수용자들에 대한 처우가 매뉴얼이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주교도소는 소규모로 무기수가 있어도 몇 명이 없으니 오냐오냐 해줄 수도 있다. 웬만하게 큰일이 터지지 않는 이상 봐주는 거다. 소위 집주인이니까”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교도관들의 이런 태도가 최 씨를 또다시 살인자로 만들었으리라 분석했다.

제작진은 법무부 교정 책임자를 만나 최 씨에 대한 공주교도소 측의 관리에 대해 물었다. 교정 본부는 교도소 내에서 최 씨가 누린 특권과 폭력 행위에 대해 미처 몰랐다고 했다.

상수 씨는 공주교도소에 이감되자마자 최 씨와 같은 방으로 배정됐다. 이에 가족들은 그가 7번 방으로 배정되자마자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이전까지 연락이 없던 상수 씨가 편지를 보내와 최 씨에게 신세를 졌다며 영치금을 부탁했다는 것.

또한 상수 씨는 공주교도소 이감 후 영치금 지출이 10만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전보다 3배 이상의 우표를 구매해 눈길을 끌었다. 교도소 내에서 현금처럼 쓰이는 우표, 상수 씨는 이를 최 씨에게 상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공주교도소는 이러한 사실을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상수 씨 사망 후 교도소 관계자는 유가족들을 만나 수형자가 교도소 내에서 민원을 제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는데 왜 상수 씨가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교정본부 역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제작진과 만난 출소자들은 “수형자들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사이에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 앞에서 민원을 제기할 리 만무하다는 것. 게다가 상수 씨가 있던 7번 방은 출역을 하지 않는 미지정 방으로 같은 방 수형자들과 24시간 붙어서 생활하다 보니 남몰래 도움을 요청하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라 추측했다.

전문가는 7번 방에서 3개월간 상수 씨가 느껴야 했을 고통에 대해 “이미 사람을 죽여 무기수로 들어온 사람이 하는 말인데 그걸 흘려들을 수 없구나. 자연스럽게 지배적인 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폐쇄된 공간에서 이 사람의 존재는 더 컸을 것.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도 말할 수 없었을 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권일용 교수는 “사람들이 두려움과 공포를 많이 느끼는 것은 눈앞의 칼보다 내게 주어진 상황이다. 교도관들이 제지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 것은 폭력성을 드러내도 되겠구나 하는 강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형성하게 되는 강화 요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교정 본부 관계자에 이러한 교도소 내 현실에 대해 전했다. 그러자 관계자는 “수형자들의 애로를 해결할 수단을 갖고 있지만 심리적으로까지 풀어내지는 못한 것 같다. 그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완을 해야 될 것 같다”라며 특별한 보완 대책은 밝히지 못했다.

가족들에게 조차 자신의 상황을 풀어놓지 못한 상수 씨는 약 한 달 뒤 주검이 되어 가족들에게 돌아왔다.

교도관들은 공주교도소의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현직 교도관인 제보자는 “현실적으로 교도소는 교정 교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가둬놓고 관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라며 “사고가 분명히 날 수밖에 없는 체계, 오랫동안 썩어 문드러져 왔으니 이제 터진 거다”라고 안일한 교정 실태의 결과라고 했다.

문제가 발생한 공주교도소의 경우 야간과 휴일에는 1명의 교도관이 상하층의 120여 명을 관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상수 씨가 의식을 잃고 발견된 시각도 교도관들의 순찰 공백과 일치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징계를 받아야 하는 상황, 이에 일부 교도관들은 최 씨 같은 무기수에게 힘을 실어주고 문제만 없게 관리하는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고.

전문가는 상수 씨의 죽음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교정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교도관의 인력 문제와 더불어 교정자들의 분리 수용 실태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우리의 경우 위험한 수형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분리하는데 실패했다는 것.

실제로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재범률은 약 25%. 출소 후 3년 안에 4명 중 한 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뜻인데 이는 교도소의 교정 교화 기능이 재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의 증거였다.

이에 교정 본부 관계자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서 해소할 수 있는 대책과 전략을 내세우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인 것 같다”라며 앞으로는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교도소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담장 안의 그들은 반드시 담장 밖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라며 “교도소에서 제대로 된 교정과 교화 기회를 얻지 못한 그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와 또다시 범죄를 일으킨다면 그때도 그들만의 일이라고 할 수 있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교정 당국이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전한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형식적인 것이 아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했다. 그리고 제2의 상수 씨가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법무부 교정 당국의 교정을 촉구했다.

(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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