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획사 인수·합병 통해 ‘K팝 위기’ 디커플링 벗어나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K팝의 위기론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로 K팝 내 상호의존성을 탈피한 점이 꼽히고 있다.
23일 하이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사 아티스트들의 ‘커리어 하이’ 경신은 여느 K팝 기업들과는 다른 ‘디커플링(Decoupling)된 양상’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나섰다.
디커플링은 ‘탈동조화’를 뜻한다. 전체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하이브가 K팝 위기라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디커플링 현상은 하이브가 수년 전부터 가동해 온 확장 전략의 결과물”이라고 자신했다. 하이브는 앞서 미국 이타카홀딩스·QC 미디어홀딩스 인수·합병,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의 합작 걸그룹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등을 진행했다. 최근엔 라틴 아메리카 법인을 설립하며 라틴 음악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하이브는 “이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핵심 고객인 팬덤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빅히트 뮤직 소속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군복무에 따른 단체 활동 공백에도 음반·음원 측면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솔로 앨범 ‘골든(GOLDEN)’은 국내외에서 K팝 솔로 판매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발매 직후 일주일 동안 243만8483장이 판매됐다. 이로써 정국은 초동(발매 첫주 판매량) 기준으로 K팝 솔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골든’은 K-팝 솔로 아티스트 앨범 최초로 미국에서 발매 첫 주에 2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SVT)이 최근 발매한 미니 11집 ‘세븐틴 헤븐(SEVENTEENTH HEAVEN)’은 K-팝 사상 최초로 초동 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 4월 발매한 미니 10집 ‘FML’의 성과까지 더하면, 세븐틴은 올 한 해만 16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했다.
또 빅히트 뮤직 소속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의 정규 3집 ‘이름의 장: 프리폴(FREEFALL)’은 발매일로부터 일주일 동안 225만 장 팔렸다. 빌리프랩 소속 ‘엔하이픈’의 미니 5집 ‘오렌지 블러드’는 첫날 판매량만 138만3292장에 달했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성적은 음원 부문에서도 도드라진다.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은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로 K팝 걸그룹 영어곡으로는 처음으로 멜론 ‘톱 100’과 일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어도어 소속 ‘뉴진스’가 부른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 ‘갓즈(GODS)’는 챔피언십 주제곡 중 뮤직비디오 조회수,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횟수에서 첫날 최다를 기록했다.
음반과 음원의 쌍끌이 효과로 하이브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올해 3분기의 실적이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높다.
하이브는 꾸준한 인수합병(M&A)에 글로벌 창작진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디커플링 현상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하이브에 대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가 다채로워지며, 인수한 미국 레이블의 음원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멀티 레이블과 인수 전략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역시 최근 “구매력이 높은 서구권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아 저연차 IP의 이익 성장이 경쟁사 대비 클 것”이라고 봤다.
◎아이돌 유니버스 realpape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