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현 = 그룹 ‘트레저’ 출신 방예담(21)이 비로소 자신이 원하던 모습을 찾았다.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본인의 색깔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갈망을 솔로 앨범에 풀어냈다. 조금 더 자유롭게, 하지만 성취감은 있게 첫 결과물을 완성했다.
솔로 데뷔 앨범명은 ‘온리 원(ONLY ONE)’. 솔로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행보에 부합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해 결정한 이름이다. “총 6곡이에요. 전곡을 들었을 때 제가 이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제일 하고 싶었던 것들이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방예담은 전곡 작사·작곡·편곡을 도맡으며 앨범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3년 전부터 쓴 곡들을 수집해 팝 느낌으로 가득 채웠다. 밝은 분위기와 이지 리스닝을 중점으로 뒀다. 타이틀 ‘하나만 해’는 풋풋한 감정을 극대화 한 곡이다. 본인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대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설득하는 내용의 러브 송이다.
“음악 스타일이 팀 활동 때와 180도 변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엄청 아티스틱 한 느낌도 아니면서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게 밸런스를 맞췄죠. 솔로는 3분 내 혼자 곡을 다 부르는 거니까 기승전결을 다 도맡아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주관이 많이 담긴 곡이고 무대도 그래요.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표현할 수 있는 게 강점이에요.”
자신의 것을 찾기까지 돌고 돌아왔다. 11살이던 지난 2013년 SBS 오디션 ‘K팝스타 시즌2’에서 ‘한국의 저스틴 비버’, ‘리틀 마이클 잭슨’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당시 심사위원이던 양현석이 수장으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됐다. 성장기를 그곳에서 다 보내고 7년 연습 끝에 2020년 12인조 보이그룹 트레저로 데뷔하게 됐다. 당시에는 방예담이 아이돌 멤버로 데뷔하는 것에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는 음악적 갈증이 생겨났고, 2년여 만에 팀 활동을 중단하고 고민 끝에 지난해 11월 탈퇴했다.
“탈퇴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 연습생 생활이 길었어요. 그때부터 제가 연습해 온 방식이나 추구해 온 것들이 있는데 조금 달랐어요. 제 꿈과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부합하는 면도 있지만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제 프로듀싱 역량을 보여주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음악을 자주자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거든요. 제 꿈과 비전이 있었어요.”
단지 솔로 활동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본인의 음악이 초점이었다. YG에서도 솔로로 싱글을 낸 적이 있었지만 팀 활동을 하면서 병행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조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100% 창작물, 내 것으로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많은 지원도 받았지만 더 자유로운 모습을 원했어요.”
결국 팀을 탈퇴하며 YG와도 결별했다. 잠시 공백기를 갖고 지난 8월 GF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YG를 나온 게 작년 이맘때였는데 시원 섭섭했다. 내가 정도 많은데 10년 동안 있던 회사이다 보니까 아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내가 한 번 꽂히면 어떻게 못하는 성격이다. 쉽지 않지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YG 그리고 트레저 경험은 자양분이 됐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도 울타리가 있었기에 잘 보낼 수 있었고, 음악적 색깔도 정립됐다. “아티스트 방예담이 색을 거기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걸 버리면 제가 없어요. 좋은 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곡을 쓰는 방식도 색도 짙게 묻어 나오거든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색이기도 해요. 이제 저만의 색으로 섞어보려고요.”
새 출발을 했지만 한동안은 트레저의 이름이 따라붙을 것이다. 방예담은 “그런 부분들이 큰 터닝포인트다. 애정을 담았던 활동이고 지금의 내가 있게 한 활동이기에 그런 수식어나 반응이 싫다기 보다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서로에게 붙는 수식어이니까 서로 멋있어 보일 수 있게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탈퇴 과정에서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해 답답하기도 했다. “갈증을 해소시켜드리지 못해 가슴이 아팠어요. 쉽게 말씀을 드리기 어려웠어요. 제가 잘못한 거죠. 솔로로 데뷔하니까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활동 각오가 남달라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 일치한다.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하며 프로듀싱 능력을 키워가고 많은 이들과 협업할 수 있게 됐다. “연습생 생활할 때 타 아티스트의 곡을 카피하면서 굉장히 많은 아티스트들 봤어요. 그때의 영향이 몇 퍼센트 씩 모여 100% 방예담이 된 거예요. 롤모델보다는 앞으로 제2의 방예담으로 해나가겠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재밌어서 다음, 다다음 앨범도 빨리 준비하고 싶어요. 시기는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제 궁극적인 목표는 죽기 전까지 음악을 하는 거예요. 음악으로 좋은 영향력 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돌 유니버스 chu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