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어스, 무모한 꿈 아닌 무제한 꿈

by Idol Univ

[*]정지연 에디터 = 그룹 ‘원어스(ONEUS)’의 앨범은 스토리텔링이 확실하다. 정확한 주제 아래 콘셉트를 정하고, 같은 결의 트랙리스트로 앨범을 채운다. 타이틀에서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명확해진다. 디테일한 스타일링, 기승전결이 뚜렷한 퍼포먼스까지 합해지면 한 편의 뮤지컬을 본 것만 같다.

무엇보다 원어스의 무대가 빛나는 건 자신감 덕분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명확하기에 뒤따르는 자신감이다. 동양풍의 히트곡 ‘월하미인’ ‘가자’ 등으로 의상, 가사, 퍼포먼스 등을 일맥상통하게 맞추고 스토리라인이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각인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열 번째 미니 앨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도 원어스가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결과물이다. 인어공주 이야기를 착안해 ‘인어왕자’로 콘셉트를 잡았다. 목소리를 잃은 대신 다리를 얻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물거품으로 변하며 슬픈 이별을 맞이하는 스토리다. 바닷속 청량함을 표현한 인트로부터 이별을 대하는 마음을 표현한 다섯 번째 트랙 ‘미리보기’까지 순서대로 전개된다. 핵심 컬러를 블루로 설정하고, 인어왕자의 비닐을 연상케 하는 비닐 소재의 의상, 눈물을 표현한 진주 메이크업 등을 준비했다.

타이틀곡 ‘바일라 꼰미고(Baila Conmigo)’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단 하루 동안 이야기를 담았다. “‘이 밤이 새도록 춤을 추자’는 의미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녹음했어요. 안무 도입부에는 멤버 이도가 혼자 나와서 비련의 남주인공처럼 땅을 치거든요. 뮤지컬처럼 스토리텔링을 했어요. 인어왕자들이지만 상대 역할을 하는 액팅적인 요소도 많아요. 듣기에도 좋지만 무대를 봤을 때 몇 배로 더 확연히 스토리가 느껴질 거예요.”(환웅)

원어스가 줄곧 추구했던 동양풍과 상반되는 라틴풍이라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바일라 꼰미고’는 헝가리 무곡 4번의 테마 위에 뭄바톤의 리듬을 가미해 리메이크한 곡이다. 스패니시 버전까지 수록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동양풍 무대들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지만, 원어스가 더 다양한 스펙트럼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생소하지 않게 원어스의 색을 녹였어요.”(건희)

“라틴 음악이 색깔이 짙잖아요. 시도하기까지 걱정도 많았지만 오히려 정공법을 선택했어요. 평상시 창법에서 조금 벗어나 다양한 디렉팅을 받고 창법이나 발음하는 부분에서 많이 노력했어요. 부모님도 노래를 듣고 ‘이게 네 목소리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라틴 문화에 있는 분들도 우리 노래를 들었을 때 조금 더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하게 노력했어요.”(환웅)

월드투어를 할 정도로 해외 인기를 자랑하는 원어스에게 또 다른 도약이 될 수 있는 선택이다. 이들은 올해 초 북남미 14개 도시에서 데뷔 첫 월드투어를 마치고, 내달부터 일본·유럽·미주 등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를 연다. 원어스는 “빌보드차트에 라틴팝이 많이 있더라”며 “워낙 많은 분들이 라틴팝을 친숙하게 받아줘서 우리를 친근하게 느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스스로 욕심이 많다고 표현한 이들은 다양을 도전을 하면서도 원어스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멤버들의 보이스 컬러에 한이 섞여있어요. 전원 한국인 그룹이라 그런지 한이 서려있는 거 같아요. 강렬한 곡이나 신나는 노래를 할 때도 애절함이 묻어있는 편이죠. 자연스럽게 우리의 분위기가 묻어 나오는 게 원어스의 자신감이에요.”(환웅)

데뷔 5년 차에 정규 앨범 한 장과 미니 열 장, 싱글 한 장을 발표한 건 쉬지 않고 달렸다는 증거다. 여기에 일본 앨범, 서바이벌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원어스는 거의 공백기가 없었다. “기회가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준비 과정에서 잠도 못 자고 무릎 관절 같은 것도 많이 다치지만, 최대한 경험하고 우리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이도)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우리의 욕심을 예쁘게 봐줘요.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려고 하고, 좋은 환경 속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게 느껴져서 울컥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콘셉트에 도전하고 스펙트럼 넓은 앨범을 낼 수 있는 기회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놀랄만한 무대를 꾸미고 싶어요.”(환웅)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성장을 체감한다. 앨범 구성에도 직접 참여한다.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 더 깐깐하게 의견을 내고,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피드백을 한다. 데뷔 때부터 꾸준히 작사에 참여하고 있는 이도는 멤버들이 인정할 정도로 작곡 실력까지 늘었다.

“꿈의 크기가 데뷔 때 원어스가 바라보던 목표치보다 커졌어요. 당시에는 빌보드 목표 같은 얘기를 할 때 ‘되겠어?’ 이런 생각을 조금 했어요. 전 굉장히 현실적인 편이라서 자신에게도 객관적이거든요. 스스로 확신이 없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때 생각했던 것들이 마냥 꿈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지금의 원어스는 성장 가능성이 커졌어요. 활동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게 보여요.”(환웅)

원어스는 더 높은 곳,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서호가 장난처럼 “국위선양하고 싶다”고 했지만, 현시점 원어스가 그리고 있는 꿈은 K팝 대표가 맞다.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서는 미국 슈퍼볼 무대, 올림픽 개막식 등에서 한국풍의 무대를 선보이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1위가 아니라 좋은 무대를 남기는 거예요. 언제든 최고의 최선의 무대를 하자는 마음이죠. 그래서 지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예상했던 것보다 못 미친 결과 때문에 실패라고 느끼지 않아요. 더 가치 있는 무대를 남기는 게 우리의 약속이에요.”(건희)

‘4세대 대표 퍼포머’ 타이틀을 가진 이들은 5세대 아이돌들이 속속히 등장하는 가운데에도 자신감이 가득하다. “팀에 대한 확신을 느낀다”는 원어스의 말에 앞으로 더 활활 타오를 불씨가 보인다.

“우리 멤버들은 ‘아이돌’ ‘아티스트’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애티튜드가 확실하게 박혀있어요. 5세대가 열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나와도 큰 걱정이 없는 이유죠. 활동한 지 5년 차가 됐지만 아직까지도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커지고 있어요. 지금도 춤과 노래 레슨을 받고, 해외에 나가서도 수업을 들으려고 해요. 회사에서도 우리를 신뢰해 줘서 걱정이 없어요.”(환웅)

“현장에서 정말 자신 있어요. 스토리텔링 퍼포먼스나 라이브에 자신이 있죠. 우리가 공연할 때만큼은 우리만의 세계로 만들고 싶어요. 이번에도 인어왕자 스토리 안에 들어온 것처럼 공간이 하나가 되는 무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건희)
◎아이돌 유니버스 chu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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