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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썰의 전당’ 2023.03.12. (사진=KBS 1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윤진 에디터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와 함께 ‘서촌’을 둘러본다.
12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되는 KBS 1TV ‘예썰의 전당’에서는 유홍준과 함께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이 출연해 서촌에 얽힌 다채로운 ‘썰’을 나눈다.
경복궁의 서쪽, 인왕산 아래 자리 잡은 서촌은 수많은 유명 인사가 거쳐 갔던 동네다. 세종대왕이 나고 영조 대왕이 자란 곳이자, 시인 윤동주와 화가 이중섭이 예술을 펼쳐갔던 곳이다. 또 빼놓을 수 없는 토박이가 있는데, 이는 바로 겸재 정선이다. 정선은 서촌의 곳곳을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생생하게 그려낸 화가다.
서촌의 첫 번째 코스는 정선의 그림을 따라 ‘인왕산’으로 떠나본다. 서촌의 랜드마크이자 변치 않는 절경을 품은 인왕산. 정선은 안개가 걷힌 뒤의 인왕산의 풍경을 그려 ‘인왕제색도’를 세상에 내놓았다.
김구라는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보며 “학창 시절, 정선 하면 ‘진경산수화’라고 기계적으로 외웠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유홍준 교수는 ‘진경산수화’는 정선이 개척하고 완성해 냈다며, 이를 조선 회화사를 뒤바꾼 “시각의 혁명”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당시 화가들은 주로 중국의 유명한 산수 화풍을 따라 그림을 그렸는데, 정선은 우리나라의 산천을 직접 보고 느끼며 이를 화폭에 담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정선은 인왕산 곳곳의 수많은 풍경을 화폭에 담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꼽히는 곳은 ‘수성동 계곡’이다. 시원한 물소리와 우거진 숲으로 둘러싸인 수성동 계곡은 조선 최고의 여름 휴양지였다는데. 1971년 ‘옥인시범아파트’가 들어서며 수성동 계곡은 이전의 경관을 잃게 됐다. 그렇게 잊힐뻔한 수성동 계곡은 2007년에 아파트가 철거되면서 복원의 기회를 얻게 됐고, 복원 작업은 수성동 계곡의 풍경을 담은 정선의 작품 ‘수성동도’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인왕산에서 내려와 둘러볼 다음 코스는 옥인동 47번지다. 이 일대 도로변에는 ‘송석원 터’라고 적힌 표지석이 하나 놓여있는데, ‘송석원’은 조선 후기 찬란한 르네상스가 펼쳐졌던 곳이다.
조선시대 후기의 서촌에는 중간 계층의 신분인 중인들이 모여 살았는데, 이들은 송석원에 모여 풍류를 즐기며 시를 짓는 ‘시사’를 만들었다. 이 시사의 규모는 나날이 커져 문화의 양과 질을 성장시켰고 마침내 조선의 문예부흥기를 이끌었다. 송석원 시사의 현장은 그림으로도 남았는데, 이를 그린 화가는 바로 불세출의 화가 김홍도 그리고 그와 동갑이었던 라이벌 이인문이었다.
유홍준 교수는 “우리에겐 김홍도가 훨씬 잘 알려져 있으나, 산수화는 오히려 이인문이 낫다는 평을 받을 정도”라며 당대 이인문의 위상을 전했다.
조선의 문화 예술이 꽃피던 서촌의 ‘송석원 터’는 일제강점기, 친일파 윤덕영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윤덕영은 옥인동 47번지 일대에 거대한 아방궁 ‘벽수산장’을 지었다. 그 규모는 800여 평에 건물 19채, 거대한 연못까지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벽수산장이 화재로 소실된 후 옥인동 47번지에는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다시 세워졌다.
서촌의 마지막 코스는 바로 ‘날개’의 작가, ‘이상’의 집터다. 서촌 토박이 이상의 곁엔 함께 골목을 누비던 단짝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한국 야수파의 거장, 구본웅이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서촌에서 새로운 문화를 이끌던 예술가들이었다. 미술관도 음악당도 없던 시절, 당시 예술가들은 ‘다방’에서 토론하며 그들만의 작품 세계를 펼쳤는데, 이상 역시 종로에 ‘제비 다방’을 열었다. 이상과 구본웅 그리고 동료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제비 다방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곳에서는 어떤 예술이 펼쳐졌는지 전한다.
서촌의 역사와 이에 얽힌 예술 이야기를 들은 재재는 “동네 자체가 박물관 같다”며 감상을 표했다. 또한 유홍준 교수는 “내 고향 서촌을 이야기하니, 괜히 고향에 다녀온 기분이 든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에 더해 유홍준 교수는 김구라에게 직접 제작한 선물을 전한다고 해, 그 특별한 선물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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