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살길 찾는 MBC…OTT 손잡으니 예능 활짝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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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지컬: 100·만찢남·피의 게임2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과 협업

제작 규모·표현 자유로움 커져

처음부터 글로벌 타깃 OTT만 공개

IP 넘겨 외주제작사 전략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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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윤 에디터 = MBC 예능프로그램이 지상파 위기 속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손잡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표 예능물인 ‘놀면 뭐하니?’와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의 인기는 예전만 못해 시청률 10%를 넘기도 힘든 현실이다. 최근 넷플릭스 ‘피지컬: 100’을 비롯해 티빙 ‘만찢남’, 웨이브 ‘피의 게임2’ 등 국내외 OTT와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안방극장을 떠나 OTT로 갈아탄 시청자 패턴에 맞춰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부터 TV 편성은 하지 않고 OTT로만 공개, 제작 규모와 표현의 자유로움이 커지면서 지상파 한계를 깼다.

◇피지컬: 100

피지컬: 100은 ‘MBC가 만들었다’는 자체만으로 놀란 이들이 많다. 출연자 폭행·협박·학폭 등 잇단 구설로 얼룩졌지만, 국내 예능물의 한 획을 그은 건 부인할 수 없다. 세계 넷플릭스 TV 쇼 부문 1위에 오르며 반향을 일으켰다. 피지컬: 100은 애초부터 세계 시청자를 타깃으로 기획했는데, 장호기 PD의 메일 한 통으로 시작했다. MBC 교양국 소속인 장 PD는 2021년 10월 일면식도 없는 넷플릭스 예능팀에 기획안을 보냈고, 이례적으로 2주 만에 제작이 결정됐다.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상금 3억원을 두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021)을 떠올리게 했으며, 서바이벌 홍수 속 ‘가장 완벽한 피지컬은 무엇일까?’라는 답을 찾는 과정이 명확했다. 기존 서바이벌 게임처럼 ‘빌런’이 등장해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기 보다, 단체전에서 협동정신을 보여주며 감동을 자아냈다. 신체 특성상 여성 출연자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레실링 국가대표 장은실, 운동 유튜버 심으뜸, 보디빌더 김춘리 등의 활약도 돋보였다.

물론 지상파 방송인 MBC가 ‘외주 제작사로 전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많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막대한 제작비를 지원하지만, 지적재산권(IP)을 모두 가져가 국내 방송·제작사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의견이 오랜 전부터 제기돼 왔다. 장 PD “‘지상파 위기’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느냐. 내부 조직원으로서 항상 ‘돌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MBC라고 꼭 TV에만 내고, 교양 PD라고 교양만 하기보다 도전하고 싶었다. 이미 시청자들이 원하는 곳이 있는데, 우리가 ‘(MBC에) 와서 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방송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라며 “방송은 1~2주 안에 빨리 만들어서 소홀해질 수밖에 없지만, 넷플릭스는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기다려줬다. 요구치도 놓아서 훨씬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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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찢남·피의 게임2

만찢남은 MBC가 처음으로 티빙에서 서비스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 동안 티빙은 1·2대 주주인 CJ ENM·SLL(옛 JTBC스튜디오)과 작업이 활발했다. 황재석 PD는 웹예능을 만드는 MBC m드로메다스튜디오 소속이다. 직접 티빙에 연락, 기획안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PD는 웹툰작가 이말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침착맨’ 세계관을 OTT로 확장했다. MBC 웹예능 ‘말년을 행복·건강하게’ 시리즈(2020~2022)에서 이말년, 주호민과 호흡했고 ‘침펄기'(2022)에선 기안84까지 함께 하며 케미를 쌓았다. 만찢남은 ‘만화 속 주인공이 돼 무인도에서 생존한다’는 콘셉트가 신선했는데, 모델 주우재도 합류해 재미를 더했다. MBC TV 대표 예능물인 ‘무한도전'(2006~2018)의 무인도 에피소드를 연상케 했다. 5회 공개 후 티빙 전체 예능 중 주간 시청 UV(Unique Visitor)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피의 게임2는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시즌1의 한계를 극복할 전망이다. 시즌1(2021~2022)은 웨이브에서 먼저 공개한 후 MBC에서 방송했다. 시청률은 1%대로 낮았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플레이어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최대 상금 3억원을 차지 하기 위해 펼치는 지략, 음모, 배신 등 심리전이 흥미를 줬다.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웹예능 ‘머니게임’과 비슷했다. 무엇보다 시즌2는 웨이브에서만 공개, 표현·분량 등에서 자유로워졌다. 해외에서 촬영했을 뿐 아니라 게임회사 자문을 받아 정밀함도 높였다. 플레이어 수준을 향상, ‘서바이벌 올스타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명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 수능 만점자, 세계 포커대회 우승자, 운동선수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MBC 현정완 PD는 “시즌1은 실시간 방송에 기준을 둬 시청률과 심의가 중요한 지표였다. 지상파 방송은 빠르게 보기, 건너뛰기 등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시즌2는 웨이브 오리지널로서 심의, 분량 등에서 좀 더 자유로워 흥미롭게 만들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지상파의 OTT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기존에 지상파는 국내 OTT를 시청자와 접점을 넓히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그쳤다. TV 편성과 함께 OTT 동시간 공개, 혹은 방송 전후 서비스하는 방식이었다. 요즘은 처음부터 세계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OTT로만 공개하는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방송·제작사들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플랫폼으로 옮겨 콘텐츠를 선보일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도 IP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상파 CP는 “K-드라마 뿐만 아니라 K-예능물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OTT와 협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저작권 관련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지오아미 코리아 plain@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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