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쯔단 “제 액션의 원천은 자기 관리와 원칙이죠”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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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새 영화 ‘천룡팔부:교봉전’ 13년만에 내한

국내 언론 인터뷰 “항상 새로운 액션 고민”

“자기관리는 균형…유흥 전혀 안 즐긴다”

“가족·친구 사랑하는 인물 아니면 안 맡아”

“가장 자유로운 현대적 액션 연기 선호해”

연기·연출·제작까지 “감독 잠재력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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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빈 에디터 = 전쯔단(견자단·甄子丹·60)은 아시아 액션 스타 계보의 적장자다. 브루스 리에서 청룽으로, 청룽에서 리롄제로. 그리고 전쯔단으로. “40년 간 이 일을 했다.” 전쯔단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가 국내에 알려진 건 2000년대 후반부터이지만, 사실 전쯔단은 청룽·리롄제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다. 다만 오랜 세월 그 두 명의 슈퍼스타에 가려져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뿐이다. 한 세대 앞서 있는 청룽이 나이를 먹고, 리롄제의 액션이 밋밋해졌을 때 전쯔단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건 단순히 청룽과 리롄제가 영향력이 약해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의 액션은 전에 본 적 없이 파괴적이고 창의적이었다. 청룽에게 ‘러시 아워’ 시리즈, 리롄제에게 ‘정무문’ 시리즈가 있듯 그렇게 그는 자기만의 브랜드인 ‘엽문’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아시아 액션의 정점은 전쯔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쯔단이 새 영화 ‘천룡팔부:교봉전'(1월25일 개봉)으로 돌아왔다. 중국 소설가 진융(김용·金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그는 환갑의 나이에도 자신의 액션이 여전히 프레시 하다는 걸 증명한다. 액션 스타일이 다소 전형적일 수밖에 없는 무협영화에서도 말이다. 13년만에 내한해 한국 언론과 인터뷰 한 그는 “어떻게 하면 매번 새로운 액션을 보여줄까 고민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부담감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부담감이 있어요. 그건 제가 제 자신에게 주는 부담감이죠. 관객이 주는 부담감이 아닙니다. 제가 스스로 느끼는 부담감은 관객에 제게 주는 부담감의 10배는 될 거예요. 사실 관객들은 제가 액션 제스처만 취해도 좋아해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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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쯔단의 저력은 특별한 곳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의 액션, 그의 영화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켜나가는 데서 탄생한다. 전쯔단의 자기 관리는 균형이다. “배우이니까 몸매 관리는 필수”라면서도 그는 영화 촬영을 하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과 다를 것 없는 삶을 산다고 했다. 식단과 무관한 밥을 먹고, 술도 마신다. 하지만 과식을 하거나 몸에 좋지 않은 걸 먹은 다음 날엔 반드시 디톡스를 한다. “전 유흥을 전혀 즐기지 않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들이나 영화계 사람들과 시끌벅적하게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죠. 영화를 찍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고, 가족 그리고 소수의 친구만 만납니다.” 그는 “관리만 잘 된다면 액션 배우로서 생명도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연기는 스포츠가 아니죠. 평생 누적한 경험으로 몇 분 안에 결정을 내면 되는 작업인 겁니다.” 전쯔단은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최근 톰 크루즈를 보면 존경스럽다. 그런데 몸은 내가 더 좋다”고 농담을 던졌다. 크루즈는 1962년생으로 전쯔단보다 한 살이 더 많다.

전쯔단은 자신의 원칙에 관해서 길게 이야기 하기도 했다. 이를 테면 그는 살인마 같은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뒤 수많은 캐릭터를 제안 받았고 유혹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정의롭고 약속을 지킬 줄 알고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는 캐릭터가 아니면 맡지 않았다. 마피아 두목 역할을 연기한 적이 있었지만, 논의 끝에 이 인물이 친구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을 넣었다. 최근 그는 키아누 리브스와 영화 ‘존 윅:챕터4’를 찍었다. 그때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감독과 대화한 끝에 자신의 원칙을 캐릭터에 집어넣어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물론 예술적 완성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를 따르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저도 언젠가는 은퇴하고 죽음을 맞을 겁니다. 그때가 되면 제가 무엇을 남겼는지 생각하게 될 거예요. 제 후손들에게 긍정적인 것을 남겼다고 느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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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교봉전’에서 전쯔단은 무협 액션을 했다. 아는 관객은 알겠지만 그가 그런 종류의 액션만 할 줄 아는 건 아니다. 전쯔단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그의 전작을 보고 있으면 액션이라면 그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전쯔단이 가장 좋아하는 액션 연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일단 액션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현대적 액션, 쿵푸 액션 그리고 ‘천룡팔부:교봉전’과 같은 무협 액션. 그 중에서 그는 현대적 액션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더 자유롭다는 게 이유였다. 쿵푸 액션에는 어느 정도 틀이 있고, 무협 액션에는 고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적 액션은 음악으로 치면 일종의 재즈이자 힙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현대적 액션은 말하자면 프리스타일이죠. 해석의 여지가 많아요.” 다만 그는 ‘천룡팔부:교봉전’에도 자기만의 색을 입혔다고 했다. “클래식과 같은 이 영화의 액션에 록적인 요소를 넣었다”는 얘기였다.

액션 전문가로 경력을 시작한 뒤 액션 배우가 됐으며 배우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연출도 하고 제작도 한다. ‘천룡팔부:교봉전’이 그렇다. 그는 이 영화에서 주연 배우와 연출, 제작을 모두 맡았다. 그는 이렇게 한 영화를 총괄하는 게 예술가로서 자신의 생각을 100%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했다. “물론 연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연출도 좋아하죠. 편집하는 것도 좋아해요. 음악을 집어넣는 작업도 즐기죠. 예전엔 배우로서 제 잠재력을 봤다면, 이제는 감독으로서 제 잠재력과 가능성을 느끼고 있어요.” 그는 자신의 최종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건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고 자신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지오아미 코리아 jb@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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