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의 잔혹하고 귀엽고 묘한 맛…뮤지컬 ‘스위니토드'[강진아의 이 공연Pick]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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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사진. 스위니토드 역의 강필석과 러빗부인 역의 전미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 강진아 에디터 = 이토록 매력적인 불협화음이 있을까.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전미도가 묘하게 변신했다. ‘순한맛 채송화’와는 또다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인육을 파이로 만드는 ‘러빗 부인’으로 광기를 뿜어낸다. “선거 때 별미인 정치인 뱃살 파이, 도둑놈과 사기꾼을 섞은 맛. 사채업자는 지독하고 거칠고 더럽게 질겨. 변호사는 주둥이만 살아서 그런지 씹는 맛이 최고”라며 끔찍한 노래를 하지만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잔혹함과 능청스러움 사이에 귀여운 맛을 숨겨 툭툭 꺼내놓는다. 어딘지 모를 사투리 같은 말투로 구수한 향까지 보태 긴장감속 ‘웃음 버튼’까지 누르게 한다.

핏빛 복수로 물든 스릴러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걸작이다. 전미도의 완벽한 변신처럼 아름다운 불협화음을 통해 기괴하고 섬뜩한 분위기로 빠져들게 한다.

산업혁명으로 빈부격차가 커지고 무소불위 힘을 휘두르는 권력층으로 가득한 19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추방당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를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이다. 15년 후 스위니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런던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러빗 부인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계획한다.

토드의 분노는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증오로 커진다. 다시 문을 연 이발소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러빗 부인은 인육 파이를 만들어 팔면서 궁핍한 생활을 벗어나 돈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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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사진. 스위니토드 역의 강필석.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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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사진. 러빗부인 역의 전미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광기와 분노로 일그러져 있지만, 무겁지만은 않다. 작품 속 뼈있는 유머가 웃음을 절로 부른다.

번뜩이는 칼날을 휘두르며 혼란스럽고 부패한 세상을 겨냥한 사회 풍자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평범하지 않은, 비인간적인 일들이 일어나지만 주인공들에겐 대수롭지 않다. 의사, 변호사, 공무원, 정치인 등 갖가지 직업을 대며 어떤 맛을 볼지 노래하고 춤추며 신나 한다. 토드와 러빗 부인의 티키타카와 대사(가사)에 녹아낸 톡톡 튀는 언어유희가 재미를 준다.

그 맛을 제대로 살리는 건 배우들이다. 주인공 스위니토드는 세 명 모두 이번에 새로 합류했다.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력과 가창력을 모두 인정받은 강필석은 번뜩이는 눈빛으로 분노를 토해낸다. 이미 여러 작품을 함께한 전미도와도 찰떡 호흡이다. 신성록과 이규형이 또다른 스위니토드를 맡았고, 지난 시즌에 출연한 김지현과 린아가 전미도와 함께 러빗 부인을 번갈아 연기한다. 샤롯데씨어터에서 3월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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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사진. 스위니토드 역의 강필석과 러빗부인 역의 전미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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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사진. 스위니토드 역의 강필석과 러빗부인 역의 전미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지오아미 코리아 akang@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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