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욱 “환혼, 도전에 의미…국내 성적 미미하지 않죠”

by Idol Univ

[*]



associate_pic

이재욱


[*] 최지윤 에디터 = 이재욱(25) 주연 tvN 종방극 ‘환혼’은 국내보다 해외 반응이 뜨거웠다.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에 들었지만, 파트1·2로 나눠서 방송해 국내 시청자 몰입도는 떨어졌다. 파트1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파트2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묻힌 면이 없지 않다. 더욱이 촬영 초반 여주인공 박혜은이 하차, 정소민이 투입됐고 파트2에선 고윤정으로 교체됐다. 약 1년간 매달렸는데, 시청률도 6~8%에 머물러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장욱’ 캐릭터를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국내 성적이 미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환혼은 판타지 로맨스 활극으로 국내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작품이다. 도전의 의미로 선택했다. 목표치를 정해둔 건 없지만, 이 정도의 화제성을 가진 것만으로 감사하다. K-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보니, (해외에서도) 한 번씩 본 것 같다.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 갔는데, 공항에서 환대해줘 감회가 새로웠다. 한 해외 팬이 ‘한국 갈 때 자기도 태워서 가’라고 해 놀랐다.”

이 드라마는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이들의 이야기다. ‘호텔델루나'(2019) 홍정은·홍미란 자매 작가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박준화 PD가 만들었다. 파트1은 천하제일 살수 ‘무덕이'(정소민)와 대호국 장씨 집안 도련님 ‘장욱'(이재욱)의 사제 로맨스를 담았다. 파트2는 장욱이 3년 뒤 죽음 끝에서 살아 돌아온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막회에서 장욱과 낙수 ‘진부연'(고윤정)은 세상을 구하고 부부가 됐다.

초반에는 역사·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대호국을 배경으로 해 낯설어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새로운 환경이었다. 대호국, 송림 설정 등이 어려웠는데, 내가 알아야 잘 설명할 것 같아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어떤 결말로 끝날까?’ ‘작가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의문이 많았는데, 바라던 해피엔딩으로 끝나 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총 30부작의 긴 호흡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나중에 보니 ‘이렇게 할 걸’ 하는 아쉬움도 남더라. 2%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야 다음 작품에서 성장할 수 있지 않느냐. ‘다음에 더 잘 하자’라고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

파트1에서 장욱은 귀엽고 개구졌다면, 시즌2에선 어두운 모습이 강조됐다. “3년 후 장욱의 모습은 완전 상반돼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작가님도 다른 인물로 보여지길 원했다”며 “파트1 극본을 봤을 때 장욱의 유머러스하고 소신있는 모습이 나와 비슷했다. 파트2에선 침체되고 어두운 부분이 있었는데, 홍자매 작가님 특성상 이런 부분을 드러내는 걸 안 좋아해 조금 숨겼다. 평소 쓰는 말투도 아꼈다”고 설명했다. “파트1 때 72㎏에서 4~5kg 더 빠졌다. 파트2에선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죽다 살아온 캐릭터라서 살을 뺐다”며 “중간에 힘들어서 더 빠진 것도 있다. 파트1과 전혀 다른, 차가운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 ‘너무 야위었다. 밥 좀 먹여라’는 댓글도 있더라”고 웃었다.

복합 장르물이라서 처음 도전해본 것도 많다. 액션신은 직접 소화했다며 “파트1 4부에 팔을 통제하지 못하는 신이 있다. 팔에 와이어를 달아서 당길지, 현대 무술가 대역을 쓸지 논의하다가 내가 욕심을 냈다. 공중에서 와이어를 타고 세 바퀴 도는 등 힘든 신은 대역 힘을 빌렸고, 나머지 95% 이상은 내가 했다. 이번에 도구를 사용하는 액션의 매력을 느꼈다. 다음엔 총을 사용하는 액션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컴퓨터그래픽(CG) 신은 상상하며 연기해야 해 민망했을 터다. “너무 어려웠다. 감독님과 CG팀, 배우가 느끼는 게 다 달랐다. 현장에서 하나로 맞추는 작업을 했다”며 “없는 걸 상상해서 연기했는데, 그만큼 구현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욱은 워낙 사건·사고가 많고, 여러 환경을 겪고 자라지 않았느냐. 아무것도 없지만 소신 하나로 싸웠다. 가끔 ‘이재욱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못 할 것 같더라. 그래도 이해 안되고 어려운 장면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associate_pic


이재욱은 여주인공 교체에도 중심을 잡아줬다. “현장은 항상 새로움의 연속이라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우려도 많았지만, 장욱 캐릭터 분석하기도 급급했다”고 털어놨다. “소민 선배는 작품을 많이 해 현장에서 확실히 노련했다. 상황적으로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잘 캐치하더라. 경험에서 나오는 걸 무시할 수 없었다”며 “윤정 누나는 밝고 긍정적이다. 현장에서 사람 한 명이 밝을 때 ‘에너지가 다르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둘 다 다른 매력이 있다. (무덕이와) 사제 로맨스는 티키타카였다면, 부연과는 한층 성숙했다. 특히 욱과 부연 키스신은 감독님이 욕심을 내 힘을 줘서 찍었다. 극본에는 ‘입 맞추는 욱과 부연’이라고만 써있었고, 감독님이 (고윤정에게) ‘내 몸을 잡고 벽에 밀치라’고 했다. 나와 윤정 누나는 머리가 하얘질 정도였다. 키스신을 찍고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났다. ‘너무 진하다’는 팬들도 많더라. 팬 입장에서 속으로 삼켜줘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격정적으로 찍으려고 한 건 아니다.”

환혼의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사람 몸에 들어가고 싶을지 궁금했다. “마이클 잭슨, 마이클 조던 등 업계 최고인 분들의 몸에 들어가고 싶다. ‘돈과 명예를 다 가진 후 공허함이 있지 않았을까?’ ‘계속 일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느끼고 싶다”면서도 “막상 환혼할 수 있어도 안 할 것 같다.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고 했다.

associate_pic

데뷔 5년 차인 이재욱은 스스로 “신인배우”라고 칭했다. 2018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데뷔, 1년만에 ‘어쩌다 발견한 하루'(‘어하루’) 주연을 맡았다. ‘어하루’가 10~20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팬층이 두텁게 쌓았다. “작품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빠르게 성장했다’고 표현하는데, 시청자 시선일 뿐이다. 환혼을 찍을 때도 부족한 면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바로 주연으로 발돋움한 데는 “‘어덜트 페이스’가 한 몫 했다. 어머니께 감사하다. 나이 많은 역을 많이 맡았는데, 감독님이 상황에 맞게 캐스팅을 잘 해줬다. 내 매력을 스스로 꼽기는 그렇지만, 겁이 없고 거침없다. 항상 도전하고 재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를 대체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항상 기대치가 높다 보니, 작품이 잘 안 되면 나도 힘들다. 모순될 수도 있지만, 이런 힘듦을 좋아하고 즐긴다. 멘털이 흔들리지 않고 ‘왜 실패했을까?’ ‘어떻게 해야 보완할 수 있을까?’ 돌아본다. 이 방향성으로 ‘다시 도전해봐야지’라고 다짐하는 편이다. 정체 되거나 매너리즘이 오는 성격은 아니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냈을 때 성취감을 좋아한다. 누아르 장르는 항상 욕심이 난다. 아직 어리다 보니 경험을 쌓아서 무게감을 갖고 싶다.”

◎지오아미 코리아 plain@1.234.219.163

You may also like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