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상미술을 하는 신진 작가들과 구상미술을 하는 중견 작가들이 각각 다른 주제로 단체전을 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조형세계를 펼칩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에디터입니다.
<에디터>
[추상미술 기획전 : 물질 구름 / 9월 24일까지 / 아트스페이스3]
하늘과 땅과 물,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를 떠오르게 하는 색면, 아득한 풍경은 각자의 기억 속 세계로 이끕니다.
밤하늘의 별처럼, 어둠을 머금고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스스로 빛나는 존재를 캔버스 가득 담아냅니다.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대상보다는 사유와 관조에 집중하는 청년작가 14명이 모였습니다.
[이은주/기획자 :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뭔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는, 모호하지만 여백이 있는 조형언어를 작가들이 탐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름은 그 모호한 형태로 상상력의 원천이 되고는 합니다.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추상 작업 역시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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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식탁 / 10월 8일까지 / G컨템포러리]
포도나무 가지를 찌고 말린 뒤 소형 스피커를 군데군데 붙이면 포도송이 같은 새로운 대상이 생성됩니다.
갓 수확해 물로 씻은 포도송이의 싱그러움은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극사실화로 재탄생합니다.
이 포도가 화학적 변화를 거쳐 와인으로 숙성된 뒤 둥근 잔에 담겨 누군가의 입술에 닿았습니다.
서로 다른 작업을 하는 중견작가들이 포도를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은/G컨템포러리 대표 : 모든 것들이 작가의 세계를 통해서 새롭게 물질화돼서 새로운 세계를 연다, 그래서 하나의 테마로 포도라는 것을 선택을 한 거예요.]
식탁 위 포도주는 희생의 피를 상징하지만 다채로운 색채로 찬란한 생명을 노래합니다.
생성과 소멸의 철학적 사유가 탐미적인 이미지로 승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