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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넷플릭스 ‘소년심판’ 차태주 판사 역
소년범에게 기회를 주자는 캐릭터
“김혜수·이성민의 믿음과 함께 연기”
“동료 배우 믿음이 좋은 연기하게해”
[*] 손정빈 에디터 = “이 작품을 하기 전엔 소년범죄를 접하면 분개하고 분노했어요.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 시스템 문제를 알게 됐습니다. 소년범죄는 온 사회가 얽혀 있는 방대한 문제더군요. 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거예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극본 김민석·연출 홍종찬)에는 두 개의 축이 있다. 하나는 심은석이고, 다른 하나는 차태주다. 판사 심은석(김혜수)은 소년범을 일벌백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판사 차태주(김무열)는 법원이 소년들의 보호망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심은석은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하지만, 차태주는 “아이들을 비난하는 건 아무나 하지만 아이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건 법원 뿐”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이 다르기에 두 인물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리고 김혜수는 심은석을 얼음처럼 차갑게, 김무열은 모닥불처럼 따뜻하게 연기한다. 심은석·차태주라는 캐릭터의 차이, 두 인물을 연기하는 두 배의 다름은 ‘소년심판’에 균형을 잡아준다.
배우 김무열(40)을 8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소년범죄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다 다를 수 있다”면서도 “차태주가 가진 신념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이 드라마는 소년범죄라는 건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 사회가 짊어진 커다란 숙제라는 걸 관객과 함께 얘기 나눠보려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소년심판’은 김혜수의 드라마다. 하지만 김혜수가 보여주는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는 상대적으로 잔잔한 김무열의 연기와 만나 더 빛을 발한다. 그래서 김혜수는 앞서 인터뷰에서 김무열의 연기를 두고 “3명의 강성 판사 캐릭터 속에 있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차태주의 내면에 집중하는 게 놀라웠다”고 추어올렸다. 이에 김무열은 “함께 연기한 선배님들이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어서 제가 딱히 드러내놓고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렇게 힘을 빼고 연기하는 게 맞는지 고민했어요. 그런데 김혜수 선배님께서 제 연기가 너무 좋다고 만날 때마다 칭찬해주시더라고요. 1·2회 편집본을 본 뒤엔 이성민 선배님이 제 연기 톤을 밀고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김혜수 선배님이 확신을 줬고, 이성민 선배님이 굳건한 믿음을 준 연기였습니다.”
김무열은 특히 이번 작품에서 사실상 연기 파트너였던 김혜수 덕분에 한 발 짝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혜수가 김무열의 연기에 보내준 믿음이 그에게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함께하는 동료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있었다”며 “‘소년심판’을 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무열은 자신에게 무한한 믿음을 보내준 김혜수와 또 한 번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김혜수 선배와 연기했던 배우들은 한결같이 다시 한 번 작품을 하게 된다면 김혜수 선배와 하고 싶다고 얘기한다”며 “나도 그 줄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혜수 선배에 대해 얘기하려면 밤을 새야 해요. 그정도로 배운 게 많아요. 주인공으로서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이 막중한데도 매번 현장에서 동료 배우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요. 그 칭찬 덕분에 저나 후배들은 신나서 춤을 췄던 겁니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하세요. 본인 연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후배인 저에게도 의견을 물어보셨어요. 어떻게 아직까지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 걸까요.”
◎지오아미 코리아 jb@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