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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꽃 피면 달 생각하고’로 첫 사극 도전
고교선배 이혜리 조언 힘…”롤모델은 박보영”
‘가수 출신 연에디터’ 편견 걱정했지만 “나만 잘하면 돼”
[*]강미나. 2022.02.24.(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김현숙 인턴 에디터 = “고등학교 선배 이혜리, 내가 더 잘 나오게끔 도와줬죠.”
그룹 ‘구구단’ 출신 강미나(23)는 첫 사극 도전이 쉽지 않았다.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상대역인 유승호(29), 그룹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28)에게 많이 의지했다. 유승호는 아역 출신인 데다가 사극 연기 경험이 풍부하고, 이혜리는 걸그룹 선배인 만큼 큰 힘이 됐다.
“유승호는 낯을 많이 가렸는데 잘 챙겨줬다. 애드리브를 해도 잘 받아줬다. 이 작품을 하면서 ‘혜리 언니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생각했다. 언니, 연기 선배, 친구로서 많이 챙겨줬다. 간간이 만나 밥을 먹을 때 ‘힘든 것은 없냐’고 물어봐 줘 힘이 됐다. 촬영하면서 고등학교 선배인 걸 알게 됐다. 현장 기술이 약한데, 언니가 연기를 오래 해 내가 조금 더 잘 나오게끔 도와줬고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 써 줬다.”
이 드라마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 ‘남영'(유승호)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강로서'(이혜리)의 로맨스다. 강미나는 병판댁 무남독녀인 ‘한애진’으로 분했다. 애진은 기성세대가 그어 놓은 선에 반박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수많은 제약을 받는 것도 답답해했다. “조선 시대 없는 독특한 캐릭터”라서 매력적이었다고 짚었다. “내가 톤이 살짝 낮은데 애진은 천진난만해 대사 톤을 조금 올렸다”고 덧붙였다.
애진은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속에 쌓인 울분을 해소했다. ‘병판댁 딸이 도둑질한다’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나만 현대극으로 말하면 어떡하지?’ 고민했다”면서도 “현장에 나가니 내 말투가 튀지 않고 잘 어울리더라. 애진이 물건 훔치는 설정이 올바른 행동은 아니지 않느냐. 미워 보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조선 시대에 갇힌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애진의 일탈이라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조선판 MZ세대’라는 별명이 붙었더라. 연기하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서 공감했다”며 “연모하는 마음,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나도 ‘이게 왜 안 되지?’ ‘이거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거기서 그친다.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애진은 실천하고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왕세자 ‘이표’ 역의 변우석(31)과는 두 번째 호흡이다. 2017년 tvN 단막극 ‘직립 보행의 역사’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는 둘 다 신인이라서 풋풋했다”며 “이번에 만났을 때는 서로 배려하는 여유가 생겼다. 더 즐겁게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또 만나게 된다면 시트콤에서 친남매로 나오고 싶다”고 바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애진이 이표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꼽았다. “‘부디 그 마음 낭비하지 말고 저 주십시오. 제가 귀하게 아껴 드리겠습니다’라는 대사가 있다”며 “애진은 원하는 걸 다 가졌는데, 유독 사랑 앞에서만 무너졌다. 그 대사가 첫사랑에 관한 간절함과 풋풋함이 묻어 나서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회에서 이표는 왕세자 자리를 내려놓았다. 남장한 애진과 함께 떠났다. 강미나는 “애진은 처음부터 금강산에 가고 싶어 했다”면서 “그 시대에도 애진이 ‘추구한 걸 실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만족해했다. “나도 ‘애진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까지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생각을 한참 한 뒤 맞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는 편”이라고 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시청률이 높지 않았다. ‘K-사극’ 열풍을 일으킨 ‘연모'(2021) 후속작으로 주목 받았지만,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1회 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16회 5.9%로 막을 내렸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계 여파도 없지 않았다.
강미나는 첫 사극 도전 점수는 “100점 만점에 79점”이라고 평했다. “욕심이 많은 편이라서 아쉬운 부분만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놀라는 장면에서 더 놀랐어야 했는데’라는 생각만 든다”며 “남은 21점은 다음에 더 채워서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물론 주위에서는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구구단 멤버 김세정(26)이 “‘너무 귀여워’라며 매일 얘기해줘서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시청자 반응도 찾아봤다며 ‘”‘애진아 빨리 세자빈 되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캐릭터에 이입해 응원하는 거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강미나는 2016년 엠넷 오디션 ‘프로듀스 101’에서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로 활동했다. 그해 구구단으로 데뷔했지만, 4년 여만인 2020년 해체했다.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2017) ‘계룡선녀전'(2018) ‘호텔 델루나'(2019)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차기작도 확정한 상태다. 올해 KBS 2TV 드라마 ‘미남당’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가수 출신 연에디터’를 꼬리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내가 잘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나만 더 잘하면 된다'”는 주의다. 오히려 가수 출신이라서 “카메라를 기가 막히게 잘 찾는다”며 “가끔 작품상 이유로 카메라를 보고 연기할 때가 있다.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아서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매번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달라지지 않느냐. 아직도 극본을 보면 설렌다. 연기의 제일 큰 매력이다. 롤모델은 박보영 선배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을 보고 홀딱 반한 뒤 선배 작품을 다 찾아봤다. 만약 작품에서 만난다면 회사를 배경으로 한 곳에 막내 직원으로 참여하고 싶다. 시청자들이 TV를 볼 때 은연 중에 ‘쟤 진짜 괜찮다’라는 말을 들고 싶다.”
◎지오아미 코리아 esther@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