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무열, 김혜수, 이정은, 이성민 |
[GIOAMI KOREA=김지은 기자] 본격 소년범죄를 다룬 작품 ‘소년심판’이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예 김민석 작가가 각본을 쓰고, ‘명불허전’,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프 등 사회의 이면을 그려온 홍종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네 명의 소년합의부 심판으로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제작단계에서 일찌감치 또 하나의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22일 오전, 넷플릭스 ’소년심판‘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을 비롯해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가 참석했다.
먼저 홍종찬 감독은 작품에 대해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가 지방법원 소년 형사 합의부로 부임하면서 만나게 되는 소년범과, 소년범을 담당하는 신념과 입장이 각기 다른 판사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소년심판‘에서는 기존 가정법원의 소년부를 '소년 형사 합의부'라는 가상의 부서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판사 단독재판인 소년 보호 재판에서는 검사가 없이 판사가 직접 심문하고 보호처분을 결정한다. 실제와는 다른 드라마적 구성이다.
김민석 작가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정법원과 각 지방법원이 있고 판사 한 명이 재판장이 되어서 아이들의 처분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것을 드라마로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인물들의 관계가 모이질 않더라. 자문을 통해 소년 형사 합의부를 만들었고 부장 판사와 배석 판사가 있어서 큰 형사 사건을 맡게 되고 사소한 보호 재판은 단독으로 하게 되는, 해서 다양한 사건을 다룰 수 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소년심판‘은 법조계 각 인물 5~60명에 달하는 취재를 거친 이야기라고 한다. 김민석 작가는 “한 법정물을 보면서, 판사가 인형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듣는 장면을 봤는데, 문득 저 판사님도 여기 오기까지 기록을 보고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고 오셨을 텐데, 저 판사의 삶은 어떨까 생각이 들면서 판사에 관한 이야기를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해서 조사를 시작했고 소년부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상상 불허의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면서 소년범죄에 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다. 홍종찬 감독은 “저도 소년범의 문제는 뉴스나 매스컴에서만 보다가 작품을 하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됐는데, 누구 하나, 소년범의 문제만이 아니고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가 많이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다양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석 작가는 “이야기를 쓸 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겠다는 것을 취재를 통해 알게 됐고, 피해자 혹은 가해자 입장을 너무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니지 경계했다.”며 “또, 좋았던 부분은 소년부 재판은 처분 이후에도 범죄를 저지르는지 이후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 그런 문제까지 다룬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이건 정말 살아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에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책임감도 남달랐다. 먼저 김혜수는 “대본을 검토하면서 청소년 범죄와 소년범이라는, 예민하고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이런 방식으로 힘 있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고 반가웠다. 이야기의 재미는 기교가 아닌 진심으로 전달되는 방식이었고 그 힘이 상당했다.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드라마적인 재미나 완성도는 물론이고 영상 매체가 할 수 있는 순기능을 내포한 작품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 저희가 의도한 메시지가 시청자의 가슴에 닿아서 여러분도 함께 몰두하고 청소년 범죄나 소년범에 관한 유의미한 고민을 함께 해보는 계기가 되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처음에 판사님과 미팅했을 때, 소년범죄 중 강력범죄는 전체 1% 정도라고 하더라. 그런데 범죄 양상이 날로 지능적이고 잔혹하게 변화하기에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고, 강력범죄가 1%라면 나머지 그 많은 범죄에 대해서는 우리가 얼마나 관심이 있나. 그런 부분을 아주 무겁게 다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무열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자부심이나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가 많은데 이 ‘소년심판’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라든가,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았던 혹은 알고 있지만 조금 무관심했던 면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어서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성민은 “개인적으로 저는 소년범죄가 낯선 소재는 아니었다. 예전에 소년범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 문제가 그냥 단순한 문제가 아니구나,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구나’ 했었고, 굉장히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이게 왜 이렇게 결론이 안 나나’ 했는데 ‘소년심판’에서는 범죄의 유무를 결정하고 판단하는 판사 역할이어서 새로웠고,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갈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정은은 “우리가 사는 시대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배우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고 개인적으로도 어른으로서 사회의 중심인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해서 작품을 선택하게 만든 부분이기도 하다. 조금씩 이런 질문을 던지고 공론화되면 좀 더 좋은 제안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혜수가 열연한 심은석 판사는 소년범을 혐오하며 죄를 지었으면 그에 따른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단호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법으로 증명해 보일 거라는 소신으로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책임을 물으며 소년범을 마주한다. 김무열이 맡은 차태주 판사는 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판사들이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다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품고 있다. 이성민이 분한 강원중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소년형사합의부를 이끄는 부장 판사로 관습과 원칙을 중시한다. 법의 테두리부터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인물이며, 본인의 기준에서 판사로서 선을 넘는 심은석과 갈등을 빚는다. 이정은이 맡은 나근희 부장 판사는 나긋나긋한 말투 속 송곳같이 차갑고 날카로움을 지닌 인물로 소년범죄를 실리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냉담한 신념을 가졌다. 소년사건은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나근희는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심은석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날 선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중 이정은의 ‘나근희’ 캐릭터는 남성이었다고 한다. 홍존찬 감독은 “대본을 보고 확 떠오르는 배우가 없었는데 대본 첫 대사에서 이정은 선배님의 목소리가 확 스쳐 지나가더라. 일면식도 없는 분이어서 ‘이게 뭐지?’ 했다. 작가님과 상의를 했고 함께 작업하게 됐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는데, 이것은 김무열도 김혜수도 마찬가지였다고. 나아가 김무열이 직접 이정은을 추천했다가 이미 (이정은의) 캐스팅이 결정됐다는 말에 ‘왜 나만 몰랐나’ 섭섭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김혜수는 판사들은 물론 소년범 역할의 배우들까지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 매회 에피소드의 소년범에 누가 캐스팅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실제 배우들을 만났을 때 그 인상의 면면이 너무 특별했고, 현장에서 그들의 연기를 봤을 때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사건을 풀어가고 처분을 내리는 건 판사의 역할이고, 사건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사건을 끌어가는 주인공은 소년범을 연기한 배우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연기가 처음이거나 경험이 거의 없는 배우가 대부분인데,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들어줬고, 사건 안팎으로 나오는 많은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가려내셨는데, 완성된 캐스팅을 보고 ‘감독님의 집요한 노력과 신중함이 있었기에 이런 인물 세팅이 가능했구나’ 생각했다.”고 말해 기대를 끌어올렸다.
또, 김무열은 촬영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으로 “법정 안의 공기가 기억에 남는다.”면서 “판사님이 법정에 들어오셔서 첫 말씀을 떼기 전까지의 고요함이 정말 무겁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유죄를 받으면 다른 문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게 저에게는 한 아이의 갈림길로 다가오더라. 큰 의미로 느껴졌고, 판사님께서 내리는 처분이 인간으로 할 수 있는 무게인가, 저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며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가장 도움을 줬던 것이 그 무거움이었다. 해서 신중함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혜수는 “(작품에) 관심만 가져주시고, 처음 시작만 함께하신다면 의도했든 아니든 함께 쭉 몰입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저희 시리즈를 보시는 동안에 여러분이 그동안 경험하신 재미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재미에 몰입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네 명의 판사, 네 개의 신념을 통해 소년범죄를 향한 균형 있는 시각을 담아낼 ‘소년심판’은 오는 2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