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세계 1위 ‘지금 우리 학교는’…완성도도 1위일까

by Idol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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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개 이후 TV쇼 부문서 세계 1위 달려

다만 작품 완성도에 대한 평가 엇갈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극찬” 다소 과장

해외 매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공존

“필요 이상 길어…모호하고 진부하다”

“좀비물 클리셰 답습…연출 단조로워”

세월호 상징, 전두환 풍자 여시 화제

이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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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빈 에디터 = 넷플리스가 내놓은 올해 첫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지난 28일 공개된 이후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드라마가 이 부문 1위에 오른 건 지난해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세 번째다.

◆압도적 시청 시간…또 세계 1위

‘지금 우리 학교는’의 흥행세는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이 지난달 30일까지 기록한 통합 시청 기록은 1억2479만 시간이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같은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그 여자의 집 건너편 창가에 웬 소녀가 있다’의 같은 기간 시청 기록은 4008만 시간이었다. 2위와 차이가 3배 이상 난 것이다. ‘오징어 게임’만큼의 신드롬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 학교는’이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가장 압도적인 초반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작품 완성도 면에서는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을까. 넷플릭스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 세계에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 작품에 대한 해외 언론의 평가를 소개했다. “한국의 좀비 쇼가 당신을 놀라게 한다. 세계를 뒤흔드는 어두운 실존주의를 그린 작품”(영국 가디언)이라든가 “고등학교 좀비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 그 이상”(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의 기사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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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극찬”…정말 사실일까

물론 이 내용은 사실이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자사 콘텐츠 홍보를 위해 언론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만 발췌한 것이지 실제로 ‘지금 우리 학교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는 게 정확하다.

미국 현지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비평 사이트로 평가받는 메타크리틱(metacritic) 점수를 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67점이다. 이 사이트는 현지 유력 언론이 특정 작품에 매긴 점수와 리뷰를 함께 공개하고, 이 평점들의 평균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평가한 매체는 5개로 표본이 작긴 하지만, 67점이라는 건 이 작품을 그렇게 뛰어나지도 그렇다고해서 그렇게 못 만든 작품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러니까 넷플릭스가 홍보하고 있는 것처럼 “전 세계의 극찬”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 해외 매체 점수

-데일리비스트 80점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75점

-디사이더 70점

-인디와이어 58점

-버라이어티 50점

▲국내 넷플릭스 드라마 메타크리틱 점수

-지금 우리 학교는 67점

-오징어 게임 69점

-지옥 6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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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일까

해외 매체들이 ‘지금 우리 학교는’의 단점으로 지적하는 건 크게 세 가지다. ①불필요한 에피소드와 캐릭터가 많아 러닝 타임이 쓸데 없이 길고 ②좀비 소재 영화·드라마의 클리셰를 답습하고 있으며 ③학교 내부에서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①은 ‘지금 우리 학교는’이 담아내려는 사회 비판·풍자와 관련이 있다. 이 드라마는 학교 폭력, 약육강식 사회, 사회 시스템 붕괴·무능 등을 적극 비판한다. 이를 위해 각종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나열하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인 캐릭터는 평면적이어서 유치하다는 인상을 주고, 비판·풍자 역시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 외부 에피소드의 r완성도가 낮다보니 학교 내부에서 학생들이 좀비에 맞서 싸우는 장면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버라이어티는 “학교 외부에 여러 성인 집단이 추가되면서 이야기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디와이어는 특히 인간 본성을 언급하는 과학 교사 ‘이병찬’의 플래시백을 언급하며 “모호하고 진부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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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사회 비판, 좀비물 클리셰

②는 캐릭터 설정과 관련이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학교 시설을 충분히 활용하며 드라마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이다. 반면 캐릭터의 전형성에 대한 지적은 피해가지 못했다. 가령 ‘미진’처럼 활을 쏘는 인물, ‘귀남’과 같은 사이코패스 살인마, ‘나연’처럼 이기적인 캐릭터는 대부분의 좀비 재난물에 빠지지 않는 요소들이다. 또 면역 설정, 드론 정찰, 소리와 빛을 활용한 유인 등 설정 역시 흔한 클리셰다. 이에 버라이어티는 “다른 좀비 영화나 드라마가 이미 보여줬던 걸 똑같이 보여주면서 흥미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③은 좀비에 둘러싸여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의 에피소드에 관한 지적이다. 이들은 ‘고립→위기→내부분열→탈출’이라는 과정을 반복한다. 초반엔 이 모습이 높은 긴장감 속에 그려지지만, 유사한 장면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점차 지루해진다고 본 것이다.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 툭툭 나오는 고등학생 특유의 천진난만함 역시 처음엔 신선하게 느껴지지만, 이마저도 회를 거듭할수록 마치 공식처럼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줘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좀비와 대결이 똑같이 반복돼 각기 다른 액션 장면이라는 게 구분되지 않는다”며 “기계적인 연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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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전두환

해외 매체들이 지적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아쉬운 부분은 국내 시청자 역시 비슷하게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작품엔 해외 시청자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한국 시청자에게는 눈에 들어오는 요소 두 가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생이 고립돼 있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설정 때문에 곧바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이 작품 속엔 세월호 참사 당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상징이 여럿 담겨 있고, 비판적 메시지를 매우 직접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 계엄령과 계엄사령관과 군에 의한 강력한 사회 통제를 보여줌으로써 전두환 군사정권과 5·18을 대놓고 풍자한다.

이런 요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네티즌은 “세월호에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위령비를 전 세계에 세웠고, 5·18 희생자를 위로한다”고 평하지만, 부정적으로 본 네티즌은 “세월호와 5·18을 별다른 고민 없이 드라마적 요소로 활용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한편 이처럼 ‘지금 우리 학교는’에 대한 국내외 평가는 각양각색이지만, 국내 영화·드라마 콘텐츠 업계는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일단 흥행작이 꾸준히 나오다보면 완성도 역시 점차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의 원히트원더로 끝나는 게 아니라 흥행작을 꾸준히 내놓을 수 있다는 건 넷플릭스를 넘어 한국 영화·드라마에 대한 세계 시청자의 신뢰도를 끌어올려 더 많은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오아미 코리아 jb@1.234.21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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