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
명분과 시청률을 모두 잡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내세운 모토다. 하지만 베일에 싸였던 출연자들의 배경이 드러나며 기획의도에 대한 진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최근 서울 청파동 하숙 골목 에피소드를 진행하고 있다. 냉면집과 햄버거집, 고로케집, 피자집 등에 대한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일 방송분이 전파를 타면서 뜻밖의 논란이 빚어졌다. 먼저 고로케 집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백종원의 주문에 고로케 집 사장은 핑계를 대기 일쑤였다.
“노력했다” “팔이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 “내부 구조상으로 어렵다” 등등의 갖가지 핑계를 대며 백종원의 솔루션을 거부했다. 특히 “타 업체의 반죽이 청파동집보다 더 낫다”는 백종원의 말에 “개인 취향”이라는 토를 달기도 했다.
이제 막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사장의 불평과 아집에 백종원은 허탈한 한숨을 쉬었다. 방송과 함께 온라인 포털 사이트는 ‘청파동 고로케 사장’이라는 키워드가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관심이 뜨거웠다는 방증이다.
답답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은 ‘청파동 피자집’에서 폭발했다. 숙대 시식단을 투입하는 D-day 였지만, 피자집 사장님의 준비는 조금도 되어 있지 않았다.
시식단이 오자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못 기다리겠으면 다음에 오라” “시식 하러 온것이지 않느냐”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국물을 더 달라’는 말에는 “시식인데… 원래 주는거 아닌데 주는 것”이라고 퉁명스럽게 답하는가 하면, “춥다”는 시식단의 말에는 “나는 더운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준비한 멕시코 스타일 쌀국수는 퉁퉁 불어터지는가 하면, 머리를 만진 손으로 그대로 조리에 나서 시식단을 비롯한 출연진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예고편에서는 백종원을 향해 “솔루션을 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해당 게시판과 커뮤니티를 향해 “절대 도와주면 안된다” “기본이 안된 사람이다” “손님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는 사람” 등의 댓글이 폭발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일었다.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출연자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한 네티즌은 “그 피자집 사장이 그 건물 외동 아들이라고 한다”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이후, 부동산 소유자가 피자집 사장과 같은 황 씨로 나와 있는 사실이 확인돼, 이 주장에 설득력을 높였다.
또한 청파동의 고로케집 사장은 건물주의 사촌동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좋은 아침’에서는 청파동의 협소 주택을 소개했다. 건물주는 “건물을 지으면서 1층은 수익 창출을 위해 상가로 임대하고 있다. 현재는 사촌 동생이 임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고로케집 사장 김요셉 씨가 건물주의 사촌동생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장사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음식의 맛은 고사하고, 손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었던 이유가 ‘건물주의 가족’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들을 도와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너진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는 상태다.
절박한 서민들이 노력과 땀으로 일어서는 모습이 아닌 ‘솔루션이라는 달콤한 열매만 찾는 금수저’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