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이랬다고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6)이 백종원(52) 대표와 SBS ‘골목식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백종원이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 통해 대전의 한 맛걸릿집 점주를 상대로 막걸리 맛 테스트를 한 장면을 두고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라는 글을 썼다.
황교익이 백종원을 향해 정면 비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도 SNS를 통해 백 대표의 ‘설탕 요리법’에 대해 비판에 나섰던 터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오히려 백 대표의 테스트가 아닌 황씨의 주장 반박에 나서고 있다. 왜일까.
황교익은 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라며 ‘골목식당’의 한 장면을 캡처해 게재했다.
황씨가 캡처한 장면에는 지난 달 12일 방송된 ‘골목식당’ 막걸리 테스트 장면이 담겼다. 대전 청년구단 막걸릿집 사장님은 개성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양조법을 고집했다. 백종원의 혹평에도 ‘맛보다는 개성’이라는 고집에, 백 대표는 전국 유명 막걸리를 공수해 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에 황씨는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겠지요“라고 했다.
이어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의 대박 떡볶이집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아시나요?’라고 반문했다.
백 대표의 테스트 방식에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지난 2016년에도 SNS를 통해 백 대표 ‘설탕 요리법’을 지적하며 “설탕 처발라서 팔든 먹든, 그건 자유다. 욕할 것도 없다. 문제는 방송이다. 아무 음식에나 설탕 처바르면서 괜찮다고 방송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따지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백 대표를 향한 황 씨의 공개 저격은 최근 2~3년 새에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그는 2011년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백 대표의 새마을 식당을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혹할 만한 이상한 조합의 음식을 낸다. 그렇게 음식 맛있게 먹고 사는게 우리나라 소비자 수준’이라고 혹평을 한 바 있다.
백종원 대표와 ‘새마을 식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백OO 대표와 ‘새OO 식당’이라는 표기를 한 사실상의 공개 저격이었다.
이처럼 특정인을 향한 유명 인사 비난과 지적은 우리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세 차례 모두 비난의 대상이 백 대표라는 점에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하지만 대중들의 비난은 황씨의 뜻처럼 백 대표를 향하지 않았다. 오히려 황씨의 주장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며 문제 제기에 나섰다.
그도 그럴것이 황씨는 방송 전후 사정을 모른 채 단편적인 캡처본 만을 보고 의견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의 막걸리 맛 테스트는 애초에 막걸리 브랜드를 맞추고자 한 시도가 아니었다.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 맛과 개성 간의 접점을 맞추고자 한 시도였다.
점주의 철학인 개성도 중요하지만 대중들의 입맛을 잡지 못한다면 ‘판매해선 안된다’는 지론이 담긴 백 대표의 의도가 담긴 테스트였다. 방송 전후 과정을 알지 못한채 캡쳐본 만을 보고 지적에 나선 황씨의 경솔함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특히 그간 백 대표를 향한 황씨의 지적은 큰 틀에서 ‘공익적 성격’이라는 영역 안에 있었다. 실제로 ‘조미료’와 ‘설탕 요리법’ 등은 대중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도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지적은 공익적 목적과는 거리가 있었다. 백 대표를 향한 황 씨의 비난이 단순한 ‘공익적 이의 제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황씨를 향한 대중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그간 방송을 통해 ‘장어 요리는 일본이 원조다’ ‘볼고기는 야키니쿠의 번역어’ 뿐만 아니라 ‘떡볶이는 맛이 없는 음식’이라고 방송을 통해 이야기했던 그가 떡볶이 광고를 찍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실제로 tvN ‘알쓸신잡’에서는 청자의 쓰임에 대해 “귀하게 만든 것이니 식기로 쓰일 리 없다. 장식일 확률이 높다”고 했지만, 실제 기록상으로는 ‘술을 담는 항아리’라고 밝혀지기도 했다. 그의 말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신을 둘러싸고 인 대중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확실한 근거를 밝히는 것이 백 대표 저격보다 더 중요한 당면 과제라는 목소리카 커지고 있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