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노팅힐’… 톱스타 여배우와 일반인 남성의 웨딩마치는 화제를 불러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베일 벗은 두 사람의 일상생활은 대중들의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SBS ‘동상이몽 시즌2- 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한고은♥신영수 부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때 부침을 겪던 프로그램 시청률 역시 이들 부부의 등장과 함께 치솟고 있다. 대체 이들은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걸까.
‘동상이몽2’ 제작진은 13일 “오늘 방송편에서는 한고은이 직장인 남편의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남편 맞춤형 요리 실력을 발휘한 모습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간 거침없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던 한고은이 남편을 위해 요리 솜씨를 발휘하는 모습이 담긴다.
한고은이 차려낸 맛있는 한 끼로 불금을 보낸 이들 부부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컵라면으로 속을 달랬다. 특히 컵라면을 먹던 중 한고은은 신영수에게 컵라면에 얽힌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신영수는 아내의 고백에 안타까워했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출연자들 역시 부부의 예상치 못한 대화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직장인 남편을 위한 저녁상 차림과 소소하고 소박한 신혼일기… 한고은♥신영수 부부를 향한 대중들의 편견이 깨진 순간이다.
사실 그간 연예계에서는 경제력과 인지도에서 여성이 우위에 있는 만남과 결혼이 흔치 않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유명 여배우가 사업가나 재벌가 2~3세들과의 결혼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톱스타 여성과의 결혼에는 재력과 화려한 뒷배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이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기조가 깨지고 있다. 일반인 연하남을 만나 결혼에 골인한 최지우를 비롯해,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와 웨딩마치를 울린 송혜교 등이 ‘톱 여배우 결혼=재력’이라는 편견을 깨고 있다. 오히려 ‘경제력 < 본인의 행복’이라는 가치에 무게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한고은 역시 이같은 대열에서 합류해 ‘행복’의 가치가 다르지 않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과 결혼에 골인한 한고은은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남편에게 달걀 프라이와 된장찌개를 내어주는가 하면,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맛집을 찾아 식도락을 즐겼다.
그러나 그는 남편의 라이프 스타일에 일방적으로 자신을 맞춘 삶을 살진 않았다. 터프하고 털털한 편인 한고은은 자신의 주장 역시 확고했다. 오히려 남편인 신영수씨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에 녹아들며 소소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신영수씨는 “저의 아내는 불같다. 화끈하다. 뒤끝이 없다. 저한테 때로는 엄하게 할 때도 있다. 그런데도 마음 속에는 좋은 사람. 잘 적응이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상이몽2’ 연출을 맡은 김동욱 PD는 한고은 부부만의 특징으로 ‘의외의 평범함’을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톱스타와 일반인이 결혼하면 ‘뭔가 좀 다를 거야’ 라고 생각한다. 제작진도 처음엔 영화 ‘노팅힐’ 속 장면들을 떠올렸는데 막상 두 분의 모습을 지켜보니 정말 평범한 결혼 4년 차 부부를 보는듯했다”면서 “직장인 남편의 출근 준비를 돕고, 점심때 짬을 내서 막간 데이트를 하는 등 그런 모습들이 평범해서 ‘톱스타도 똑같구나’ 오히려 그런 점이 다른 ‘운명커플’과 다른 특징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와 평범한 직장인의 결혼이란 한국판 ‘노팅힐’에 대한 환상은 그렇게 깨졌다. 하지만 허울 뿐인 화려함보다는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한고은의 표정에서 이들 부부가 왜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고, 사랑받는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동상이몽2′ 캡쳐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