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흡연으로 구속까지 됐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성체 훼손 논란’을 일으킨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대중들은 물론 종교계까지 충격에 빠트린 사건을 그는 왜 옹호하고 나섰을까.
한서희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페미(페미니즘)는 정신병이니까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단어) 찔러 죽여도 감형시켜라”는 글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워마드 정말 웃기다. 충성”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줄임말)나 기사화해라. 이것들아 XX 워마드 가지고 난리야 난리는. 환멸 난다. 진심. 워마드 일베 따라 가려면 한참 멀었다. 워마드 더 힘줘”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서희는 자신의 발언이 기사화 되는 등 논란이 되자 12일 “또 개XX 시작하냐? 워마드 패지말고 일베나 기사화하라고 내가 없는 말했냐. 진짜 여혐민국 개 환멸나네”라는 글을 추가적으로 남겼다.
한서희의 발언은 지난 10일 워마드 게시판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성체 훼손 논란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워마드의 한 회원은 해당 게시판을 통해 ‘예수 OOO 불태웠다’는 제목과 함께 가톨릭 미사 때 쓰이는 ‘성체’에 빨간색 펜으로 낙서를 하고 불로 태워 훼손한 게시물을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이 게시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종교계는 물론 대중들까지 충격에 빠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성체 모독과 훼손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현다“면서 “믿음 유무를 떠나 종교인이 존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공개적 모독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고 종교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종교인에게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서희는 이같은 논란 속에서도 워마드 회원의 도 넘은 일탈 행위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같은 옹호에 나선걸까.
그 배경에는 뿌리 깊은 피해 의식과 사회적 공감 능력의 부재 비즈니스가 결합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마드의 일탈 행위 자체를 개별 사안으로 보지 않고 일베 등 타 커뮤니티의 행위와 비교하는 이른바 ‘미러링(일부 남성들의 일탈 행위를 그대로 똑같이 보고 느끼게 하기 위해 같은 따라하는 행위)’이라는 논리를 앞세운 것이다.
특히 일베와 같은 커뮤니티에서 기사화 되거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일탈 사안을 이번 성체 훼손 논란의 연장선상에 놓으며 ‘차별’을 외쳤다. ‘여혐민국’이라는 말로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차별받고 질타받는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운 셈이다.
특히 한서희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같은 일을 벌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의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거나, 쇼핑몰 구매 대상은 대부분 여성이다.
대마초 흡연으로 연예계 데뷔가 어려운 상태인 그에게 ‘여성’과 ‘페미니즘’은 막혔던 활로를 뚫어준 영역이 됐다. 소수 마니아 층을 공략하며 경제적 이득까지 거두고 있는 그에게 일방적 여성 옹호 발언은 대중들의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돈까지 되는 일석이조의 노다지인 셈이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