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25)과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20)가 올해 10월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들은 특히 새 생명 잉태라는 기쁨을 함께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남녀 아이돌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한 번 증명됐다는 평가다. 왜일까.
최민환은 지난 9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제가 곧 아빠가 된다”면서 “결혼식은 아내가 몸조리를 충분히 한 후 10월 19일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민환과 율희 커플은 지난해 9월 열애설에 휩싸였다. 율희가 자신의 SNS에 실수로 올린 최민환과 다정한 인증샷을 계기로 양측 소속사가 열애를 인정하게 됐다.
소속사측은 당시“두 사람은 가요계 선후배로 만나 서로 호감을 갖고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초 최민환은 율희와의 결혼을 발표했다. 그는 SNS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지내온 여자 친구와 사랑에 대한 확신으로 그 결실을 맺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위의 축하와 격려가 쏟아진 일이지만, 두 사람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율희는 열애 인정 후 곧바로 라붐 탈퇴를 선언했다. 반면 최민환은 FT아일랜드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여자 아이돌인 율희는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반면 남자 아이돌인 최민환은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셈이다.
남자 아이돌 멤버는 결혼으로 인해 팀을 탈퇴하거나 활동을 종료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실제로 신화의 에릭을 비롯해 빅뱅 태양, 슈퍼주니어 성민 등은 결혼 이후에도 팀 활동을 이어갔다. 문희준은 결혼 이후에 H.O.T.를 재결성해 무대에 섰을 정도다.
결혼으로 인해 인기에 타격을 입긴 하지만 활동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마주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걸그룹 멤버들에게 결혼 발표는 사실상 은퇴 선고와 같았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를 비롯해 크레용팝 소율, 나인뮤지스 손성아 그리고 이번 라붐 멤버 율희까지 결혼까지 이어진 멤버 대부분이 팀을 탈퇴했다.
소율과 율희는 혼전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활동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이었지만, 선예와 손성아는 결혼 자체만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게 된 케이스다.
이같은 차이는 남녀 아이돌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자 아이돌 멤버의 결혼은 인기에 타격을 입는 일로 인식되는 반면, 여성 아이돌의 결혼은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혼 발표 후 유독 여성 아이돌 멤버에게만 ‘책임감이 없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한 이유다.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남녀 아이돌의 운명…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