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배신일까?’
‘주간 아이돌’을 떠난 정형돈-데프콘의 선택은 JTBC가 기획한 신규 아이돌 프로그램이었다. 기존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두 MC가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왜일까.
JTBC는 12일 “정형돈-데프콘과 함께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 ‘아이돌룸’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아이돌룸’은 보도 부문 신뢰도 1위에 오른 JTBC ‘뉴스룸’처럼 아이돌계 신뢰도 1위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만든 타이틀이다.
JTBC측은 “7년 간 아이돌 프로그램 콤비로 호흡을 맞춘 정형돈-데프콘 콤비가 합류하며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형돈과 데프콘의 이적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돌룸’ 제작진의 설명처럼 7년 간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이란 프로그램을 키워온 주역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주간 아이돌’ 제작진은 이상민, 유세윤, 김신영 등 3인을 새로운 MC로 투입해야 했다. 새 MC진을 꾸려 지난 11일 첫 방송을 마쳤지만, 7년 간 함께 해온 MC들의 빈자리는 컸다.
특히 같은 포맷의 경쟁작으로 진행자 모두가 이적한다는 점 역시 이례적이다. 시간대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아이돌을 다루는 포맷이란 점에서 ‘주간 아이돌’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7년 간 키워온 프로그램을 배신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는 ‘주간아이돌’ 제작사의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의 자회인 FNC애드컬쳐는 지난 1월 ‘주간 아이돌’ 제작사 지니픽쳐스를 인수했다. 그러나 지난달 SM이 키이스트와 FNC 애드컬쳐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FNC가 제작하던 프로그램이 결과적으로 SM 엔터테인먼트 제작 시스템으로 전환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형돈과 데프콘은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이들은 ‘주간 아이돌’ 성장을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자신들의 몸값을 스스로 올린 주역이다. 특히 화제성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아이돌’ 프로그램은 여전히 매력적인 블루오션이었다.
결국 정형돈-데프콘의 선택은 케이블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종편에서의 새로운 론칭이었다. 이로써 제작비도 출연료의 규모도 한층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이번 일을 통해 합병과 인수 등을 통해 나날히 변화하고 있는 방송가의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정형돈과 데프콘 역시 결과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결정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주간 아이돌’과 ‘아이돌룸’의 장외 대결에도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진호 기자 caranian@1.234.21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