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티’가 주인공 모두가 불행을 맞는 초유의 새드엔딩으로 논란을 남겼다.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그동안 ‘케빈 리’라는 유명 프로골퍼의 죽음에 관한 진범과 진실을 찾기 위한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화제를 모아 왔다. 특히 김남주는 정의감 넘치는 뉴스 앵커 겸 세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김남주의 화법, 말투, 패션, 모든 것이 이슈가 됐다.
하지만 ‘파리의 연인’ ‘지붕뚫고 하이킥’에 버금가는 허무한 결말 때문에 ‘시청자만 뒤통수 맞았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고혜란(김남주)의 남편 강태욱(지진희)은 아내를 위기에서 구해주며 사랑을 끝까지 지켜낸 완벽남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갑자기 마지막 회에서 아내의 첫사랑을 질투해 살인을 하는 ‘케빈 리 사건의 진범’이자 찌질남으로 추락했다.
사실 강태욱이 진범일 수 있다는 힌트와 복선을 곳곳에 깔려 있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는 제작진의 호언장담과 지진희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은 “강태욱이 제발 진범이 아니길” “또다른 반전이 있길” 염원해왔다.
하지만 반전이 없다는 게 반전이었고, 드라마 초반부터 의미심장한 ‘떡밥’으 던진 작가는 그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드라마를 급하게 마무리했다.
실제로 첫회에서 고혜란의 엄마가 “우리 딸은 내가 비밀을 알고 있는 걸 모른다. 지켜줘야 한다”고 하면서, 마치 고혜란이 금은방 주인을 살인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케빈 리의 아내 서은주 또한 ‘노킹 온 더 헤븐즈 도어’라는 노래를 “혜란이가 좋아하는 노래”라며 강태욱에게 들려주면서, 이 노래에 얽힌 금은방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이밖에도 윤송이 기자를 왜 갑자기 하명우 혹은 강태욱이 습격했는지, 감옥에 있었던 하명우가 ‘케빈 리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자백하며 모든 죄를 뒤집어 쓰는 내용 등도 설명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졌다.
심지어 강태욱이 마지막에 자살을 택하는 엔딩은, “결국 이렇게 자살할 거면 왜 그동안 고혜란을 변호하는 쇼를 해온 것인가”하는 의문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결국 ‘미스티’는 배우들의 연기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명품 드라마였지만, 스토리 라인상으로는 허술한 치정 스릴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깊이 있는 연출의 힘만으로 ‘미스티’는 스토리의 엉성함을 딛고 마지막까지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4일 방송분은 8.45%(닐슨코리아 집계)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이인경 기자 best@gioam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