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했다.” “사과 한 마디 없었다.”
가수 김흥국과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간의 진실 공방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해당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MBN측은 김흥국의 육성 파일까지 공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그간의 ‘미투’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일까.
MBN ‘뉴스8’측은 지난 20일 ‘김흥국이 두 차례의 성폭행을 두고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함께 A씨와의 술자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김흥국의 육성이 공개됐다.
녹취된 음성 파일을 통해 김흥국은 “좋은 감정으로 한 잔 먹다 보니깐 그런 일이 벌어진 건데 나는 그거는 잘못됐다고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두 번의 자리를 했고 나는 아름다운 추억,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만남이고 언제든지 서로 필요하다면 만나고 서로 도울 수 있고…”라고 말했다.
MBN측은 ‘성폭행을 두고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성폭행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특히 해당 여성의 질문은 삭제된 채 김흥국의 응답만 나왔고 이마저도 모호한 말들로 이어져 녹취록만으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흥국 측은 “여성 측 주장만이 담긴 의미 없는 추측 보도”라면서 “반박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현재 형사소송도 준비 중이다. 피해 주장 여성에 대한 증언과 제보가 많다”며 “모든 건 수사기관에서 가려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흥국과 A씨의 사건은 그간의 ‘미투’ 운동과의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위와 권력을 통해 성적 착취를 당했던 전례와 달리 양측 간의 상하 관계를 증명키 어렵고, 금전적인 요구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주목해야 두 가지 쟁점이 있다. 먼저 해당 여성이 MBN 보도 이후 김흥국에 대해 형사상 고소를 하지 않은 점이다. 신변 보호를 위해 방송국을 먼저 찾아갔다면, 이후 김흥국에 대해 형사상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실제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던 김지은씨 역시 JTBC ‘뉴스룸’ 인터뷰 이후 곧바로 형사 고소에 나섰다. 하지만 A씨의 경우는 달랐다. 김흥국 소속사측은 “A씨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직접적인 형사 고소를 당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김흥국이 “A씨의 성폭행 의혹 제기로 피해를 입었다”며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이에 따른 형사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금전적인 요구 역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흥국 측은 “A씨가 김흥국과 지인에게 1억 5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성폭행을 당한 이후 시점에도 돈 요구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A씨와 김흥국의 주장이 일치한다.
A씨는 “사과를 받으려고 얘기를 했는데 그쪽에서는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때 처음으로 돈이라도 달라고 얘기했다”면서 “평소에 돈 자랑도 했다. 그렇게 돈 많은 분이시면 그러면 돈을 그냥 제가 홧김에 얘기한 거지, 진짜 받으려고 한 건 아니었다. 이때 말고는 돈 얘기를 꺼낸 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흥국의 소속사측은 “금전적인 요구를 직접적으로 받았다”면서 “문자를 통해 요구받았다. 해당 자료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