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방문을 두드리던 김기덕과 조재현은 공포였다.”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을 향한 성폭행 폭로 내용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세계적인 상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던 이들의 이면에는 추악한 성범죄가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충격을 준 것은 이후 이들의 태도였다. 해당 여배우가 영화 촬영 후 배우로서의 꿈을 접기 사례까지 있었지만, 이들에겐 그저 무용담에 불과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행 의혹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여배우 A 씨는 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김기덕 감독이 성관계를 요구했다. (조재현과) 셋이 자고 싶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또다른 피해자 배우 C씨는 “김 감독과 조재현에게 각각 성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조씨 매니저에게도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감독은 촬영 전부터 성폭행을 시도했다. 촬영장 합숙 장소에서는 김 감독과 조재현이 밤마다 번갈아가며 방문을 두드렸고 결국 강압적으로 성폭행했다. 다른 단역배우와 성관계한 것을 자랑처럼 늘어놓은 적도 많다”고 했다.
추악한 범죄가 있었지만, 이들은 예술이란 가면을 쓰고 승승장구했다. 김기덕 감독은 대종상, 청룡상, 한국 영화 평론가 협회상 등 국내상 뿐만 아니라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등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조재현 역시 국내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성범죄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며 방송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고 호소했다. 한 피해자는 “성범죄 피해 이후 아예 방송과 영화를 보지 않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재현은 2012년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출연배우가 고통받은 장면을 오히려 창작이라는 식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나쁜 남자’를 찍을 때 세트가 이중 유리라 연기자는 밖이 안보였다”면서 “롱테이크로 찍었는데, 여주인공이 고통스러워하니까 감독님이 보질 못하더라. ‘됐어요, 컷 하세요’라고 촬영을 끊었다”고 말했다.
조재현은 “그런데 나는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여배우도 그 장면이 잘 나오길 바랐을 것, 배우를 위해 계속 찍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내 덕분에 명장면이 탄생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해당 장면을 찍은 여배우는 영화 촬영 후 아예 배우로서의 은퇴하고 떠난 상황이었다. 이를 모두 알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나온 발언은 조재현의 무용담으로 각광을 받았다. 범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김기덕과 조재현의 성폭행 폭로가 터져나온 가운데, 이들이 방송 활동이 아닌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