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온라인 카페, 트위터, 카카오 스토리 등 SNS에 단문시로 수천 건의 시를 발표했으며,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천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고 있는 시인 윤보영의 말이다.
그의 시는 40~50대 들에게 과거에 걸어온 추억의 향수를 시를 통해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여성스러운 특유의 필체로 시화를 펼쳐나가고 있다.
40~50대들에게는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핫한 하상욱 시인과 비교 될 만큼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일 인터넷에서 ‘커피 시’를 쓰고 있는 ‘윤보영 시인’을 만나 지금까지 쓰고 있는 그의 ‘감성 시’와 지금까지 쓴 시화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다음은 윤 시인과의 일문일답.
-어릴 적 ‘소년 윤보영’은 어땠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생활기록부에 보면 ‘생각이 많은 아이’라고 적혀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학교를 오가며 산과 들, 풍경들을 못 잊어 지금도 시속에 담고 있다. 이후 ‘아동문학가’가 되고 싶었고, 그로부터 27년 후 대전일보 신춘문예(2009)에 당선돼 시인이 됐다.”
-시인이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나는 항상 문학 중에서도 시를 좋아했고, 편지와 일기를 오랫동안 썼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가 고향에 계시는 형님이 이사할 때, 시 형식의 ‘큰 형님’이라는 글을 적어 드린 적이 있다. 그 당시 내가 쓴 글은 보고 눈물을 흘리시는 형님을 보고 시가 주는 감동의 깊이를 알게 되었고,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시를 쓰기 시작했다.”
-인터넷 상에서 얼굴 없는 시인이라고 불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내 시는 독자층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40~50대 여성팬 들이 많은데, 처음에 내 시를 접한 독자들은 내 이름과 글의 감성을 보고 여자 시인이라고 추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 카페에 시를 게재 했을 때 댓글을 달아가며 여성이 아님을 알렸으나, 내 시의 감성이 독자들이 지닌 감성과 너무 비슷하여 지금은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고 있다.”
▲ 커피시인 윤보영의 대표시 ‘커피’ 와 시화들 |
-종종 젊은이들의 아이콘인 시인 하상욱과 비교 대상이 되는데 하상욱 시인의 시와 본인의 시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하상욱 시인을 좋아한다. 그는 글 속에 참 많은 생각을 담고 있고, 그의 생각은 다양한 해석을 하게 만든다. 시집 2권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끝없는 시상과 깜찍한 발상에 놀랐고, 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상상이 너무나 좋았다. 현대 들어와서 시는 젊은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20대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하상욱 시인의 천재성’을 인정한다. 반면 나는 시 속에 많은 여운을 그리고 있다. 내 독자들은 40~50대 여성이 많다. 나의 글을 읽고 독자들은 ‘그래, 나도 이런 적이 있었어’ 하고 공감해주고, 나는 그 ‘공감된 마음’을 대신하여 시로 표현한다. 또한 사랑, 행복, 희망을 담은 아름다운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시를 통해 과거의 추억을 생각하고 쓰러져가는 ‘자아를 일으키는 마음의 휴게소’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시인과 다르게 카페나 SNS에서 시를 발표하고 있는데 따로 이유가 있는가.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서로 공유하고 공유를 통해 깨어난 감성을 가지고 함께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보다 많은 독자가 내 글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자는 뜻으로 SNS를 통해서 시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독자들의 감성, 감동을 공유하려 한다. 비가 올 때는 비와 관련된 시를, 봄과 가을에는 그 계절에 맞는 시를 적고 있다. 그때그때 적은 시를 전할 때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상이 생각날 때마다 바로바로 시를 올린다. 다만 시집을 통해 긴 여운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하여 지금까지 발표한 시를 정리하여 시집을 발간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단막 시를 쓰고 있는데 이유는.
“2002년에 짤막한 시를 게재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휴대전화가 보급되어 단문 문자메시지 보내기 시작할 때이다. ‘앞으로 문자메시지가 대화의 수단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자 메세지를 통해 감성 시, 단막 시를 적게 됐다. 나중에는 어른들도 단막 시를 좋아하는 걸 보고 그때부터 단막 시 위주의 시를 쓰게 됐다.”
-현재는 커피를 주재로 한 시를 쓰고 있어 ‘커피 시인’이라고 불리는데 이유는 무엇이며, 언제까지 ‘커피 시’를 쓸 예정인가.
“커피시를 많이 발표해서 ‘커피 시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년 반 전부터 카페를 통해 매일 커피 시 한 편씩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고, 내 스스로 그 약속을 지켰다. 커피 시를 이어 적다 보니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하루에 두 세 편의 커피 시를 쓰게 되었고, 시를 발표할 때마다 독자들이 감동해주었다. 이렇게 온라인에 발표한 커피 시가 1천여 편이 넘었고, 지난 14일 독자들이 좋아하는 커피 시를 추천받아 커피 시집 ‘커피도 가끔은 사랑이 된다’를 발간했다. ‘커피 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쓰여 지는 것이고, 시를 쓸수록 가슴에서 더 부드러운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시를 통해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하던데 간단히 소개한다면.
“그동안 참 많은 시를 썼고, 쓴 글을 인터넷에 발표했다. 나의 시와 시집을 만난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왜 내 사연을 들려주지도 않았는데 시를 적었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고, 여성인 줄 알고 독자 모임에 왔다가 남자인 것을 보고 놀랐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우는 시를 통해 우울증을 치유했다거나 여러 차례 암 수술을 받고 치유하는 과정에 ‘내 시가 도움이 되었다’는 사연, 가족을 잃은 아픔을 제 시를 통해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들보다 내가 더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
▲ 카페 ‘백란’에 전시되어 있는 윤보영시인의 시들 |
-시집을 출판하면 아무리 ‘인기가 좋은 시집’도 재판은 안 한다고 하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지금까지 10여 권의 시집을 냈고, 각 시집 마다 ‘100 편의 시가 발표되었다’고 이것을 합하면 1천여 편이 넘을 것 같다. 그 외에 커피 시가 1천여 편이 넘게 되니 발표하지 않은 시와 합하면 수천 편은 된다. 지금까지 발간한 시집 중에 재판을 한 것은 3권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대부분이 초판으로 끝냈다. 1년에 1권씩의 새 시집을 냈으니 재판 보다는 ‘새로운 시집’을 내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어차피 시집 속에 담긴 시는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
-‘윤보영 시’를 전시한 곳들이 많은데 전시한 곳이 얼마나 되며, 본인 시를 전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시가 전시된 곳은 전국에 ’10여 곳’ 정도 된다. 수백 편에서 10편 내외까지 카페나 식당 학교 등에 시화로 상시전시돼 있다. 시화 전시 시작은 2012년 가을 독자 만남 행사를 위해 서울 우이동에 있는 백란에서 시화를 전시했고 ‘백란’ 외에 ‘팔당갤러리 하우스’ 카페, 잠실 ‘크링카페’, 강원도 둔내 ‘언덕 위에 장독대’ 등 식당이나 카페뿐만 아니라 지리산고등학교, 용흥초등학교 등 학교와 개인 회사에도 많이 전시돼 있다. 이렇게 시화를 전시하는 이유는 짬이 나는 시간에 예쁜 시화 속의 시를 읽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위해서다. 시집이 없어도 시를 읽을 수 있고, 불특정 다수에게 감성시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앞으로도 시화전시 공간을 확대 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발간된 커피 시집 ‘커피도 가끔은 사랑이 된다’에 대한 독자 반응은?
“시집에 담길 시를 독자 추천을 받아 반영했고, 시집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독자가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등 공감을 이끌어 낸 덕분에 시집 발간 전에 1천여 권이 선주문 됐다. 시집을 받은 독자들이 SNS를 통해 간접 홍보를 해주고 있고 ‘시집을 안고 잠들었다’는 댓글을 달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윤보영 시인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있다면
“앞으로도 감성 시 쓰기와 커피 시 쓰기는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좋은 시를 모아 커피시집을 연작으로 발간하고 시화가 전시된 공간도 넓혀 나갈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제 시화가 전시된 시 공원을 만들거나 ‘윤보영 시낭송 대회’도 개최해 보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해 시를 쓰고 싶다. 향후 계획은 좋은 시를 열심히 쓸 때 꿈도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