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게 죄”라면 죄고, “맛있는 과일에 벌레가 꼬이는 법”이라고 하면 달리 할 말은 없다. 요즘 이민호의 상황이 그렇다.
마치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 ‘상속자들-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제목처럼, ‘한류스타’란 왕관의 무게를 버텨내라 강요하는 듯하다.
“이민호 콘서트 전속권을 주겠다”며 13억원을 챙긴 일당, “이민호 화보집 투자하면 대박난다”며 6억원을 가로챈 관계자들, “이민호 팬미팅, 공연 행사가 있다”며 암표를 파는 사기꾼들, 지난 3~4년간 이민호 이름을 판 사람들이다.
이러니 이민호 입장에선 누구 하나 편히 믿고 대할 수 없을 법하다. 특히 이민호와는 무관하게 벌어진 일들임에도, ‘이민호 콘서트 빌미로 사기’ 등의 식으로 언론 보도가 되니, 이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해버린 뉘앙스마저 풍긴다. 이민호를 또 한번 울리는 형국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란 말이 있지만 이민호가 걱정되는 이유는 그가 지닌 아름다운 영향력 때문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시작으로 이민호는 ‘시티헌터’ ‘상속자들’까지 지난 4~5년간 탄탄히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돈을 노린 이벤트성이 아닌, 팬들과의 아름다운 소통을 통해 한류의 모범을 보여왔다. 이 긍정적 교류는 이민호와 팬클럽이 함께 만든 기부 플랫폼 ‘프로미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 뉴메이크뉴스
‘프로미즈’는 2014년부터 2년여간 꾸준히 기금을 모아 현금 3억 5000만원, 현물 기부 5000여만원 등 총 4억원을 사회 소외계층에 기부해 왔다. 지난 5월 10일은 이민호의 데뷔 10주년이라, 이에 발맞춰 ‘프로미즈’ 외에 전세계 팬들이 곳곳에서 선행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이민호와 그의 팬들이 쌓은 아름다운 영향력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 ‘이민호 사기 사건’이 보도된 날, ‘프로미즈’가 한 언론사가 선정한 ‘착한 브랜드 대상’을 탔다는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이민호의 영향력, 이름값의 명과 암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목이다. 사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고 들자면 ‘이민호 사기 사건’ 역시 그가 그만큼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며, 여전히 핫한 한류의 아이콘이기에 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민호도 인간인지라, 그 무거운 왕관을 벗어던지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을까?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민호의 행보는 중요하다. 그는 7월 1일 한중합작프로젝트 영화 ‘바운티 헌터스’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공짜가 아닌 티켓값을 내고 봐야 하는 중국 스크린에서 한류스타가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기에, 이민호의 이름값에 아시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공하면 한류의 새 지평을 열 것이고, 실패하면 후배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민호의 도전과 행보는 이미 박수받을 만하다. 마지막으로 기자란 직업과 상관없이, 팬심이 드러나도 좋으니 이왕이면 ‘바운티 헌터스’가 대박을 터뜨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