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열풍을 일으킨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 이달말 방송을 앞두고 있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혜리, 박보검, 고경표 등 고등학생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번 드라마에서는 1980년대를 휩쓸고 간 다양한 패션 코드들이 시청자들이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얼핏 촌스러워보이지만, 지금도 유효한 그때의 유행 코드 네가지를 추억해봤다.
1. 롤라장 패션과 레깅스 열풍
1980년대 최고의 사교장은 롤라장(롤러스케이트장)이었다. 신나는 댄스 음악에 맞춰 줄을 지어 기차 행렬을 만들고, 떼창을 부르거나 미팅을 하면서 ‘썸’을 탔다. 지금 떠올려 보면 웃길지 몰라도 트렌치 코트 자락을 날리며 롤라를 타는 남자도 많았고, 지금으로 치면 ‘레깅스’인 쫄쫄이 바지를 입고 현란한 몸동작을 과시하는 여자들도 많았다.
듀란듀란과 런던보이즈의 음악에 맞는 댄스풍 의상이 대세인 가운데 스판덱스 소재의 에어로빅 복장을 응용한 패션도 있었다. 특히 네온 컬러가 히트를 쳐서, 형광색 쫄바지는 물론 머리에 헤어밴드를 착용하는 트렌드세터도 있었다. 지금은 그때 만큼 과감, 화려한 색상은 아니지만 걸그룹 무대 의상이나 속칭 무도회장 패션으로 레깅스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 깔맞춤 청청패션
뉴욕에서부터 시작된 펑크 스타일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디스트로이드진이 ‘반항과 청춘의 상징’으로 각광받았다. 워싱 데님으로도 불리는 디스트로이드진은 ‘청-청 패션’의 포인트 아이템이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뱅뱅, 조다쉬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모으면서 원빈, 장동건, 김완선 등 스타급 연예인들이 청청 패션을 한번쯤은 거쳐갔다. 최근에도 고준희 박해진 등이 청청 패션을 세련되게 소화해 청청 패션붐이 불기도 했다.
3. 하이웨스트 바지+스웨터 걸치기
1980년대에는 허리선이 배꼽 위로 올라가야 다리가 길어보인다고 여겨 일명 ‘배바지’, 하이웨스트 팬츠가 유행했다. 심지어 배꼽 위로 바지를 끌어올려 눈에 띄는 가죽 벨트를 찼고, 바지 밑단을 돌돌 말아올려서 양말을 보이게 하기도 했다. 여기에 부잣집 자제 혹은 지적인 대학생 이미지를 주고 싶은 이들은 스웨터나 카디건을 어깨에 걸치거나 목에 묶는 스타일을 많이 시도했다. 하이웨스트 팬츠는 현재도 루즈한 정장 바지나 오버롤즈 스타일로 변형돼 사랑받고 있다.
4. 버스 손잡이 귀고리에 사자머리
데비 깁슨, 마돈나 열풍으로, 빅 사이즈 이어링이 유행했던 것도 이 시절이다. 일명 ‘버스 손잡이’ 귀고리인 빅 이어링은 반항과 섹시의 상징으로 통했다. 여자들 사이에서는 “누가 더 큰 귀고리를 차고 왔냐” 하는 경쟁이 붙을 정도였다. 남자들의 경우 마초맨 목걸이처럼 볼드한 금목걸이가 유행했다.
이어링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이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당시엔 ‘사자머리’로 불리우는 펌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다. 머리를 크게 부풀릴 수록 섹시하다고 여겼으며 포인트로 앞머리를 돌돌 말아 무스로 고정하는 ‘더듬이’ 앞머리가 대히트쳤다. 나중엔 앞머리만 돌돌 말리게 하는 ‘핀 컬 파마'(핑클 파마)가 나와, 여고생 사이에 ‘날라리 머리’로 통하기도 했다.
요즘엔 ‘사자머리’나 ‘핀 컬 파마’가 사라졌지만, 빅 사이즈 이어링은 이효리나 엄정화 등 섹시 아이콘이 착용할 만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